닫기
초등 교과연계 추천목록 청소년 주제별 추천도서 목록

집 밖은 정원

작성자
책씨앗
작성일
2022-11-01 13:40:34

식물의 너그러운 침묵 속을 걸으며 

마음을 말갛게 씻는 법

집 밖은 정원



[책 소개]
마음이 시끄러운 날이면, 집 밖의 초록 사이를 씩씩하게 걷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나무 사이를 걸으며 제자들을 가르쳤고 칸트는 매일 같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산책한 것으로 유명하다. 산책은 사색을 이끌어내고, 때로는 생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 그렇다면 현명한 식물들 사이를 걷는 일은 얼마나 더 멋진가.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도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산책을 했고, 우리 곁의 식물들은 성실하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이 책은 사람들과 왁자하게 만나지는 못했지만, 식물의 침묵 속에서 조용히 기뻐하고 위안을 나눈 아마추어 식물 애호가의 산책 일기다. 집 반경 1km 안에 늘 펼쳐지는 ‘집 밖의 정원’, 거기서 만나는 식물의 너그러운 침묵 속을 걸으며 마음을 말갛게 씻는 법을 이야기한다. 

어느 봄밤, 책에서만 배운 ‘암향부동暗香浮動’의 매화 향기를 발견했다. 
친구를 만나고 헤어진 길, 낯선 향이 발목을 잡았다. 문학 시간에 사군자와 암향부동을 지식으로만 가르치던 국어 교사는 그날 ‘그윽하게 떠도는 은은한’ 매화 향기를 경험한 뒤 동네에 매화가 피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우리 동네 매화 지도’를 수첩에 그리고, 매화와 벚꽃, 살구꽃을 구별하는 법도 터득하며 산책길의 식물 관찰로 일상의 즐거움을 찾았다. 비록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재주는 없어도, 집 밖으로 나가면 사계절 옷을 갈아입고 맞아주는 멋진 정원이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서울의 터줏대감 식물을 소개합니다. 
테마가 있는 꽃구경이나 단풍놀이보다 가까운 동네 식물 산책을 더 좋아하는 사람. 저자는 서울 혜화동의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저자가 서울 구도심을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성균관 은행나무, 창경궁의 매실나무와 생강나무, 종묘의 갈참나무, 중랑구 장미정원, 아파트 화단의 감나무와 밤나무 등, 늘 우리 곁에 있어서 지나치기 쉽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식물 관찰의 묘미를 알려주는 친근한 꽃과 나무를 소개한다. 때때로 여행지에서 만난 특별한 식물이나 잠실 장미아파트의 장미처럼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식물 이야기도 재미를 더한다. 

식물을 관찰하며 배우는 삶의 태도
‘천천히, 자세히, 우연히’ 식물을 만나는 시간이 쌓이면서 삶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나는 성질이 급한 편이고 이런 상태로 40년을 넘게 살았으니 바뀔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식물을 관찰하면서 180도까지는 아니어도 20도 정도는 바뀌었다. 식물을 꾸준히, 자세히 본 시간만큼 차분해졌다.”(pp. 209-210)

꽃 구경, 나무 구경은 동네에서 하는 게 진짜 재미!
1. 아무 때나 슬리퍼 끌고 나가 ‘식물멍’을 하며 복잡한 마음을 비운다. 
2. 직접 키우는 재주가 없어도 집 밖의 정원을 사계절 누린다. 
3. 날씨와 계절에 따라 식물의 변화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4. 올해 못 보았으면 내년에 보면 된다!

저자 추천, ‘식물멍’ 하기 좋은 서울의 특별한 산책 공간
l 성균관 은행나무: 명륜당 월대 한가운데에 앉아서 은행나무 가지들이 몇백 년에 걸쳐 만든 수직선을 바라보면 마음의 주름이 다림질한 듯 판판하게 펴졌다. 불멍, 물멍, 하늘멍도 좋지만 내겐 ‘은행멍’이 최고다.(p. 50)
l 종묘 갈참나무: 종묘에 들어서면 수령 100년이 넘는 갈참나무들이 맞아 준다. 한 아름도 넘는 참나무들이 도로록도로록 도토리 뿌리는 소리를 들어 본다. 상쾌한 가을바람이 불면 갈참나무 잎사귀들이 희게 반짝인다.(p. 97) 
l 중랑구 장미공원: 가을에도 장미를 감상할 수 있도록 8월에 전정한 장미나무들이 10월에 꽃을 가득 피운 광경을 볼 수 있다. 힘든 한 주를 보낸 금요일 저녁, 사계장미가 만발한 묵동천 장미정원, 수림대 장미정원으로 향한다. (p. 70)
l 창경궁 숭문당 주목: 마지막 주 수요일, 궁궐 무료 입장일이면 트레이닝복 바지 차림으로 창경궁에 간다. 함인정 마루에 앉아 ‘죽어서 천 년’ 상태로 보이는 두 갈래 주목을 바라본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빨간 열매가 가득 달려 있다. 백 년 넘은 주목은 아직 청춘이다. (p.136)


[책 속에서]
“식물이 만드는 세상은 초록빛 침묵으로 가득 차 있다. 식물은 인간의 눈과 귀에 찌든 피곤을 벗겨 준다. 설명과 변명을 들으라고 강요하지 않고 요구와 질문으로 발목을 잡지 않는다. 함부로 깎아내리거나 명령하지 않으며 자책이나 자기 비하도 하지 않는다. 냉담한 것 같은 식물의 침묵에 반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식물 애호가가 되기도 한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pp. 7-8)

“여느 꽃과 마찬가지로 매화도 소리 없이 왔다가 조용히 떠난다. 하지만 꽃이 진 뒤에도 향기는 마음에 남고, 매화를 만나기 위해 돌아다녔던 시간은 기억의 선반에 차곡차곡 쌓인다. 우리는 인생이 가시밭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꽃길만 걷자고 덕담을 주고받는다. 그런 공허한 말보다는 꽃에게 가까이 다가가 향을 맡자고 권하고 싶다.” (p. 26)

“코로나 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가을 하늘이 한껏 펼쳐졌는데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안전을 위해 집에 머물라는 말이 참 야속하게 들렸다. 방역 일선에서 고생하는 분들을 생각해 참아야지 싶다가도 종일 집에 갇혀서 뱅글뱅글 돌다 보면 숨이 잘 안 쉬어졌다. … 마스크를 쓰고 밖으로 뛰쳐나간들 딱히 갈 곳도 없어서 아파트 주변을 서성이곤 했다. 하릴없이 어슬렁거리며 아파트 단지를 몇 바퀴째 돌던 어느 날이었다. 한 나뭇가지에 시선이 쏠렸다. 감나무라고 생각했던 나무에 의외의 열매가 달려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초록색 밤송이였다. 바이러스가 지구를 장악해 세상의 종말이 임박한 줄은 알았지만 감나무에 밤이 열리기까지 한단 말인가?”(pp. 119-120) 

“감나무는 가을에만 돋보이는 나무가 아니다. 감나무의 잎은 두껍고 광택이 있다. 여름철 장대비가 한차례 빗줄기를 쏟아 부은 뒤 쨍한 하늘로 바뀌면 감나무 잎은 매끈하게 빛난다. 세상에는 요란하게 반짝이는 것들이 많고 그에 비하면 감나무 잎에 감도는 빛은 소박하다. 하지만 묵직하고 은은하게 빛나는 감나무 잎을 보고 있으면 내 삶의 도구들에서도 저런 빛이 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값비싼 새 물건을 사지 않아도 지금 쓰고 있는 일상의 도구들을 깨끗하게 닦아서 오래 사용하고 싶다. 그것들을 쓰는 나에게서도 비슷한 빛이 났으면 하고 바란다.”(pp. 125-126)

“나처럼 식물을 좋아하지만 식물을 직접 가꿀 자신이 없는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다. 식물 애호를 꼭 직접 키워냄으로써 증명할 필요는 없다. 고양이를 키울 수 없다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마음까지 접을 필요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우연히 만날 고양이를 생각해 외투 주머니에 간식을 넣고 나가듯 의외의 장소에서 마주칠 식물을 자세히 보기 위해 루페를 챙기는 걸로 충분하다.”(p. 167)


[목차]
머리말: 키우지는 않지만 지켜보는 즐거움
암향부동을 모르는 국어 선생 - 성균관 담장 앞 매화나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 보도블록 틈 로제트 식물의 사계절
화병이 날 때면 은행나무에게 간다 ? 성균관을 지키는 은행나무
사랑이 필요한 사랑 - 장미 아파트의 장미 화단
도시의 게릴라 농부들 - 난데없는 호박 목격담
참나무에게 독립을 배우다 - 종묘의 신비한 도토리 숲
감나무를 보면 반짝이고 싶어 - 아파트 화단의 가을 열매 3종 세트
느릿느릿, 오래오래 - 창경궁 숭문당의 두 갈래 주목
동네 식물 대찬지 - 우리집 반경 1킬로미터 안에서 만나는 식물
주는 정성 받는 괴로움 - 식물을 선물한다는 것
같이 나무를 바라볼 친구가 있나요 - 함께 떠난 식물 여행
식물에게 갑질은 그만 - 양버즘나무를 지키는 사람들
식물을 관찰하며 배우는 삶의 태도 - 꾸준히, 자세히, 우연히
맺는 말: 천천히 좋아할 시간은 충분하다
참고한 책 


[지은이 소개]
정혜덕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대안 학교에서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아무튼, 목욕탕》(위고), 《열다섯은 안녕한가요》(우리학교) 등을 썼다.

관련 도서

엑셀 다운로드
등록

전체 댓글 [0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