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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교시 그림책 수업

작성자
책씨앗
작성일
2022-11-01 13:49:24

편견에서 벗어나

어린이 한 사람을 고유한 존재로 바라보기

100교시 그림책 수업

[책 소개]
이런 수업이라면 100시간을 해도 좋겠다
어린이들이 원하는 초등학교 교실 풍경

“100교시가 뭔가요?” 처음 원고를 받아들고 저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새로운 교육 과정의 일부인가 싶었다. 돌아온 답은 ‘아이들이 생각하는 큰 숫자인 100’에서 출발했다. 100교시는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서 5교시 6교시로는 만족할 수 없으니, 수업을 가능한 많이 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바람이 담긴 단어이다.
공교육과 교실 붕괴가 걱정된다는 뉴스는 봤지만,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하고 더 오래 있기를 원한다는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더군다나 100교시 수업에 앞장 선 어린이는 학년 초에는 학교가 불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아이였다. 이렇게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씨앗샘의 교실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성현아, 달팽이 얘기 좀 해줄래?”
“죽였어요.”
“왜 그랬는지 말해줄 수 있어?”
“그냥요.”

작은 생명을 함부로 다루는 학생을 만나면, 저자는 같은 반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거나 함께 산책을 나가 작은 벌레를 비롯한 동물들을 관찰한다. 저마다 다르게 생긴 모습처럼 각 생명마다 삶과 죽음의 형태가 다르고 모두 귀하다는 걸 아이들이 자연스레 깨닫도록 돕는 일이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읽으며, 함께해야 할 때와 조금 떨어져 응원할 때를 가늠하는 선생님의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그림책은 학습이 아닌 소통의 도구
책을 즐기는 아이들은 보석처럼 빛난다 

씨앗샘은 모든 아이가 씨앗처럼 다 다르게 다다를 것이라고 믿는 저자의 별명이다. 씨앗샘이 담임을 맡는 씨앗반의 수업에서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걱정,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과 어두운 세상을 마주하는 용기, 좋아하는 그림책과 함께 쓴 시로 가득하다.

밤은 따가워.
밤은 맛있어.
밤은 왜
잠바를 두 개 입을까?
_ 동시집 『나랑 자고 가요』 중 「밤」 (서지현, 여덟 살)

씨앗샘은 20여 년간 초등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함께 시집이나 수수께끼 낱말집을 만들었다. 씨앗반에서 그림책은 수업의 보조 교재이거나 특정한 지식과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을 꺼내도록 도와주는 열쇠이고, 자신을 비춰보는 거울이며, 교사와 학생 그리고 친구들을 이어주는 딱풀이다.

이 아이들을 어쩌면 좋을까?
학교가 두려운 교사와 부모에게 힘이 되는
생생한 교육 현장의 경험들

저자가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한 건 학습과 소통 문제로 3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모르던 한 아이를 만나면서부터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학생이 버겁기도 했지만, 씨앗샘은 바쁜 부모님과 대화가 힘든 친구들 틈에서 혼자 외로웠을 아이의 마음을 찬찬히 헤아렸다. 
그 아이가 작은 동물과 특히 공룡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확인한 씨앗샘은 공룡 그림책을 옆에서 가만히 읽으며 교감을 시작하고, 그렇게 한 권의 그림책은 아이가 한글을 깨우치고 친구들과 소통하며 세상으로 걸어나오는 데 마중물이 되었다. 놀라운 경험을 통해 씨앗샘은 그림책이 가진 가능성과 힘을 깨닫고, 이를 교육 현장에서 펼쳐가기 시작한다. 
씨앗샘이 마주하고 뉴스에서 연일 보도하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실 문제는 교과 수업만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저자 역시 아이들을 더 잘 만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상담 교사 공부를 하였다. 이런 현실 속에서 그림책은 정규 교육 과정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의 생각 주머니와 마음 보따리를 채워주는 일부터 가족과의 갈등이나 학급 내의 폭력, 성적 고민 등의 생활 지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이 요구되는 선생님에게 좋은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다문화, 장애, 한부모… 선입견을 내려놓고
어린이 한 사람을 고유한 존재로 바라보기

저자가 만난 수백 명의 아이들 중에는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아이, 다양한 장애 상황에 처한 아이,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 가정 아이도 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다양성은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또 그래야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가정환경이나 타고난 질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드러내는 데 주목했다. 그것이 씨앗샘이 어린이들을 만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저마다 처한 환경을 세심하게 살피면서도 한편으로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한 사람의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하는 선생님의 실제 교실 풍경을 책에 온전히 담으려 한 결과이다..

그동안 만난 아이들을 떠올려보면 똑같은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비슷한 점이 있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내가 만난 수만큼 각각 달랐다. (67쪽)

씨앗샘이 학생들과 그림책을 읽는 방법도 학년 별로 정해진 순서나 난이도를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책을 볼 아이에 따라 또 그때그때 교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맞춰 고르고 변해간다. 이 책에 담긴 도서 목록과 관련 활동을 참고로 선생님과 부모님들도 각자의 목록을 꾸리면 좋겠다. 중요한 건 특정 목록이나 활동이 아니라 그것이 교실의 아이들에게 잘 맞는지 또 필요한지 파악하는 일이다.
저마다 다른 아이들의 상황과 발달 과정에 따라 그림책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들은 어쩌면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지난한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아이들을 믿고 함께 걸으면 모든 노력이 결국 더 큰 사랑으로 돌아왔다고 말한다. 씨앗샘이 앞으로도 평교사로서 아이들과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은 이유이다.


[책 속에서] 
어떤 모습이든 어린이 그 한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환대하는 곳, 학교가 그런 곳이 되면 좋겠다. 아침이면 책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고, 오후에 학교를 나서는 발걸음에 콧노래가 따라다니면 좋겠다. 환대받는 공간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고 자기 자신을 알아가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어린이가 많아지기를 꿈꾼다.
_ 학교를 불태우고 싶던 아이의 100교시 수업 (24쪽)

어린이라고 자신의 모습을 모르는 게 아니다. 어린이도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느끼며 살아간다.
_ 나는 구재불릉이에요 (43쪽)

작은 생명을 살피던 아이들의 마음은 제 곁의 소중한 사람들에게까지 깊어진다.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은 저마다 귀하고 아름답다. 그 사실을 아직 모르는 이가 있다면 알려주고 만나게 해주면 된다.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품은 어린이는 수많은 생명과 공존하고, 더 많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_ 달팽이에게 길을 내어줄 수 있다면 (91쪽)

아이들은 “어린애가 별걱정을 다 하네.”라는 말이 듣기 싫다고 했다. 아이들과 걱정을 나눌 때 유의할 부분이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보호자도 자신의 걱정을 솔직히 터놓는 게 중요하다. 어린이가 어른의 걱정을 해결해주기는 어렵지만, 아이들은 존중받음을 느끼면서 어른들의 입장도 헤아려볼 수 있다.
_ 누가 그래요 아이들은 걱정이 없다고 (135쪽)

슬픔을 슬픔으로 함께하는 게 어린이고, 알려주면 다름을 존중하는 게 어린이고, 잘못을 인정하고 새롭게 노력하는 존재도 어린이다. 이런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끈을 쥐여주기 위해서는 어른이 어린이와 사회 문제를 공유해야 한다.
_ 어두운 그림책을 보는 이유 (147쪽)

쉴 틈, 놀 틈, 딴짓할 틈이 없는 어린이들은 스스로를 바라볼 겨를도, 남을 이해할 겨를도 없이 그저 몸만 자란다.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지도, 바라지도 못한다.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 세상을 이해하려면 어린이 안에 ‘사이’가 있어야 한다. 즐거움과 행복은 ‘틈’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그 여유 공간으로 햇살이 들어오고 바람이 드나든다. 한 시절 한껏 뛰어놀아본 어린이로, 두 자녀의 부모로, 수백 명 어린이의 선생님으로 살아보니 그렇다.
_ 할미꽃으로 피고 싶어요 (187쪽)

어릴 적, 쌀이나 옥수수 알을 넣고 손으로 바퀴를 계속 돌리다 “뻥이요!”를 외치던 뻥튀기 아저씨가 떠올랐다. 한 줌 곡식으로 거짓말처럼 거대한 튀밥 한 자루를 만들어내는 게 신기했다. 아이들의 사랑은 꼭 그 뻥튀기 같다. 무거운 바퀴를 계속 돌리다보면 때로는 손이 아프고 힘들 때도 있다. 굳은살이 배기고 손에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돌리면 반드시 돌려준다. 부드럽고 고소하고 한가득 넘치는 사랑을.
_ 어쩌면 가끔은 괜찮은 선생님 (246쪽)


[추천사]
씨앗샘 교실에는 특별함이 있었다.
바로 모든 아이가 씨앗처럼 다 다르게, 다다를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진심으로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나 또한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서야 알게 되었다.
-김주은(책방심다 대표)

“어떤 모습이든 어린이 그 한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환대하는 곳,
학교가 그런 곳이 되면 좋겠다.”라는 씨앗샘의 바람에 기쁘게 어깨를 건다.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어린이를 흔들어 깨우는 책을 만나 정말 행복하다.
-정봉남(광주광역시교육청 시민참여팀장, 전前 순천 기적의 도서관 관장)

그림책의 가장 기본적인 감상법은 이래야 합니다.
작가의 의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감정이 주인이 되어야 하죠.
그림책으로 교실 안의 삶이 조금씩 선명해져 가는 걸 보며,
이들이야말로 살아 있는 그림책 독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진희(그림책 번역가)


▨ 차례

머리말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이면

기다리다 
학교를 불태우고 싶던 아이의 100교시 수업
나를 그림책으로 이끈 공룡 소년
나는 구재불룽이에요
나팔꽃이 천장까지 올라갔어요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흥얼거리다
가슴이 콩닥콩닥해요 
달팽이에게 길을 내어줄 수 있다면
상상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
손수 작은 텃밭을 돌보며

서성이다
그래도 넌 아빠가 있잖아
누가 그래요 아이들은 걱정이 없다고
어두운 그림책을 보는 이유 
잡아주지 못한 손 
일등도 부족한가요
할미꽃으로 피고 싶어요

배우다
내 편이 되어준 그림책
나랑 상관없어요
사랑은 미루지 말자 
어린이는 누구나 시인이다 
어쩌면 가끔은 괜찮은 선생님 

맺음말 
그림책을 그림책으로 읽어요


[저자 소개]
지은이 김영숙(씨앗샘)
평교사로 20여 년간 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나왔습니다. 책방 주인을 꿈꾸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 집과 교실에 책방을 꾸렸습니다. 책의 곁에서 위로받고 마음을 나눌 때 행복합니다. 날마다 만나는 어린이들과 재미있는 궁리를 하고, 떠들고, 웃고, 화내고, 다투기도 합니다. 언젠가 철이 들고 괜찮은 사람이 된다면 어린이들과 함께 초등학교를 졸업할 겁니다.
아침마다 어린이들과 한 줄 쓰기를 하면서 어린이 시집 『나랑 자고 가요』, 날마다 한 줄 수수께끼 동시집『다·줄·께』, 어린이 낱말 사전 『여기서 용기가 생겨』를 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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