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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 일기

작성자
책씨앗
작성일
2023-01-31 17:04:20

 

일기 쓰기에 대한 명상

망각 일기



[책 소개]
기억과 망각을 위한 쓰기  
세라 망구소는 25년 동안 집요하게 일기를 썼다. 죽음과도 같은 망각에 저항하며 기억과 시간의 흐름을 박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그는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출산과 육아는 그가 일기와, 그리고 자기 자신과 맺어온 관계를 뒤바꾼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망각 일기』는 글쓰기, 모성, 필멸성, 시간과 기억에 대한 고군분투가 담긴 아름답고 과감한 작품이다.


[추천사]
세라 망구소는 오늘날 영미 문단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작가 중 한 명이다. 단어 하나하나가 필수 불가결하다.
그는 새로운 장르를 쓰고 있다.
- 줌파 라히리, 『축복받은 집』 저자

작지만 막대한 힘을 품은 책이다. 그 선명하고 치열한 언어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 제이디 스미스, 『하얀 이빨』 저자
 
순수함으로 빚어낸 그의 글은 두 배로 증류한 술 같다. 맥주보다는 위스키에 가깝다.
- 레슬리 제이미슨, 『공감 연습』 저자
 
시간과 기록을 고찰하는 이 빼어난 책은 회고록 형식을 뒤흔들고 재발명한다. -제니 오필, 『사색의 부서』 저자

세라 망구소만큼 형식 면에서는 과감한 시도를 하고, 내용 면에서는 조금도 타협하지 않고 엄격한 태도를 취하는 작가가 과연 또 있을까 싶다. - 미란다 줄라이, 영화 감독

대담하고, 기품 있고, 정직하다. 『망각 일기』는 중독자의 진술로도, 고백으로도, 찬양으로도, 비가(悲歌)로도 읽히는 다채로운 글이다. - 《파리 리뷰》

예술가의 딜레마에 대한 정밀한 초상화. 삶을 통해 죽음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법을 찾아낸다. - 《뉴욕타임스》  

일기 쓰기를 실천하는 일에 대한 명상. 세라 망구소는 무언가를 기록하고자 하는 욕망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한다. 그는 문장에 대한 어떤 종류의 믿음을 가지고 있다. - 《가디언》


[출판사 서평]
일기 쓰기에 대한 명상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회고록 작가인 세라 망구소는 25년 전부터 매일 일기를 써 왔다. 매 순간이 감당하기 벅차다고 느끼던 무렵, “오늘 안에서 회복하기 위하여” 쓰기 시작한 일기가 하루의 필수 일과로 자리 잡으며 “일기를 쓰지 않는 편이 더 힘든” 사람이 되었다. 일기 쓰기를 매일 하는 운동이나 자선 활동처럼 고결한 행위로 간주하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내게 일기 쓰기는 지긋지긋한 숙제 같은 것이 아니다. 운동을 하거나 돈이 되는 일을 하는 데 시간을 쓰는 대신 나는 일기를 쓸 따름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삶의 면면을 기록하는 사람, 기록을 통해 기억을 박제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망각 일기』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왜 쓰는가. 이에 대한 세라 망구소의 말은 다음과 같다. 

#무엇을 쓸 것인가
“일기 쓰기는 무엇을 생략할지, 무엇을 잊을지를 솎아내는 선택의 연속이다.” (10쪽) 

#어떻게 쓸 것인가
“나는 사실 정보를 충실하게 기록한다. 내 기억보다 더 현실적인 정보가 글에 품위를 더해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런 정보가 진실을 드러내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33쪽)  

#왜 쓰는가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는 일기장으로
내 존재를 빈틈없이 떠받치고 싶기 때문이다.” (19쪽)

자기 고백적 글쓰기의 대안    
이 책에는 세라 망구소가 25년 동안 쓴 80만여 단어의 일기가 인용되지 않는다. 개인의 일기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일기에 대한 글인 셈이다. 세라 망구소는 자신의 일기가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적 기록과 공적 기록의 경계가 점점 더 희미해져 가고 있는 지금, 작가는 물론 SNS를 통해 삶의 면면을 노출하는 우리 모두는 드러냄에 대한 화두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공감 연습』의 저자 레슬리 제이미슨은 “세라 망구소의 글쓰기는 자기 고백적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어떤 대안을 제시한다”라고 말하며, “글 속의 ‘나’를 이런 식으로 작동시키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친밀감을 만들어낸다. 관음증에서 비롯된 교감이 아니라 공동 탐구다. 작가와 독자는 지저분한 삶 속에서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되는 동일한 질문을 함께 탐구하게 된다”라고 밝힌다.  
  
선형적인 시간에 대한 탐구  
세라 망구소는 시간이 흘러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출산과 육아는 그가 일기와, 그리고 자기 자신과 맺어온 관계를 뒤바꾼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엄마로 살아가며 망구소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기억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보통은 기억하지 못하는 생애 초기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삶에 존재하던 기억과 기록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는 계기로 작용하고, 더 나아가 시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심화한다”. “나는 선형적인 시간이 실제 시간, 모든 시간, 늘 흐르고 있는 영원이라는 시간을 압축해 놓은 시간임을 이토록 선명하게 이해해 본 적이 없다.” 

기억하고 망각하기 위하여   
삶의 기억을 통째로 간직하고, 잊고 싶은 기억을 선별하려 했던 망구소는 마침내 “망각이 삶에 지속적으로 관여한 대가임을, 시간에 무심한 어떤 힘의 영향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기억을 붙잡기 위해 시작한 쓰기가 기억을 비워 내기 위한 쓰기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언젠가는 내가 잊은 몇몇 순간들, 내가 스스로 잊어도 된다고 허락한 순간들, 내 뇌가 애초에 잊을 수밖에
없는 순간들, 내가 기꺼이 잊고 또 쓰기를 통해 기꺼이 되살려낸 순간들을 일기 속에서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경험은 더 이상 경험이 아니다. 경험은 쓰기다. 나는 여전히 쓰고 있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을 잊고 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일 때, 일기는 기억을 위한 도구인 동시에 망각을 위한 도구가 된다. 일기는 기억하고 망각할 용기가 있는 모든 사람의 것이다.  
 

[책 속으로]
쓰지 않고는 시간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방법을 단 한 가지도 떠올릴 수 없었다.  

일기 쓰기는 무엇을 생략할지, 무엇을 잊을지를 솎아내는 선택의 연속이다.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는 일기장으로
내 존재를 빈틈없이 떠받치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정보를 충실하게 기록한다. 내 기억보다 더 현실적인 정보가 글에 품위를 더해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런 정보가 진실을 드러내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어떤 기억이 떠오르면 나는 와인이나 커피를 한 잔 마신다. 그 한 잔은 기억의 고통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내가 잊고 싶은 기억은 무슨 짓을 해도 절대 잊을 수 없다. 이토록 끈질긴 기억으로 남은 것들에 대한 예의를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150년 후 이 세상에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나를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잊히는 것, 그토록 광대하고 지속적인 공백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죽음보다 더 죽음 같다. 

인식은 불완전하다거나 기억은 그보다 더 불완전하다는 말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내가 기억하는 것을 왜 기억하기로 했는지, 혹은 왜 기억한다고 생각했는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신경 쓰인다. 

그리고 나는 엄마가 되었다. 엄마가 된 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간을 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시간은 필멸과 결부되었다. 나는 계속 일기를 썼지만, 잃어버린 기억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기 시작했다. 

이번 주에는 우유 사는 것을 잊어버렸다. 지난해에는 납세 신고 하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래도 나는 계속 살아간다. 

나는 선형적인 시간이 실제 시간, 모든 시간, 늘 흐르고 있는 영원이라는 시간을 압축해 놓은 시간임을 이토록 선명하게 이해해 본 적이 없다. 

이제 나는 망각이 내가 삶에 지속적으로 관여한 대가임을, 시간에 무심한 어떤 힘의 영향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언젠가는 내가 잊은 몇몇 순간들, 내가 스스로 잊어도 된다고 허락한 순간들, 내 뇌가 애초에 잊을 수밖에
없는 순간들, 내가 기꺼이 잊고 또 쓰기를 통해 기꺼이 되살려낸 순간들을 일기 속에서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경험은 더 이상 경험이 아니다. 경험은 쓰기다. 나는 여전히 쓰고 있다. 

지은이
세라 망구소 Sarah Manguso
소설가 줌파 라히리가 “오늘날 영미 문단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작가”라고 극찬한 세라 망구소는 시와 소설, 그리고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산문을 쓴다. 시간과 기억의 유한함을 인지하고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실험한 『300개의 단상』과 『망각 일기』를 비롯해 마비성 질환으로 인한 투병 경험을 담은 회고록 『쇠락의 두 가지 유형(The Two Kinds of Decay)』, 자살로 생을 마감한 친구를 향한 슬픔을 담은 『수호자들(The Guardians)』 등의 논픽션을 펴냈고, 최근에는 소설 『매우 서늘한 사람들(Very Cold People)』을 발표했다. 망구소의 시는 푸시카트 문학상을 수상하고 ‘최고의 미국 시’ 시리즈에 수록되었다. 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에서 시상하는 문학상, 로마상, 구겐하임 펠로십, 호더 펠로십에 선정되었고, 《뉴욕타임스》 《파리 리뷰》 《뉴욕 리뷰 오브 북스》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으며, 안티오크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친다. 

옮긴이
양미래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통번역 대학원 한영과에서 번역을 전공했다. 카밀라 샴지의 『홈 파이어』, 파리누쉬 사니이의 『목소리를 삼킨 아이』, 존 M. 렉터의 『인간은 왜 잔인해지는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나는 왜 SF를쓰는가』, 앤보이어의 『언다잉』, 링마의 『단절』, 리베카 솔닛의 『야만의 꿈들』(근간)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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