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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싸한 기린의 세계

작성자
책씨앗
작성일
2022-08-26 14:47:41

할 말은 하고 사는 

화끈한 여성 창작자가 건네는 탄산수 한 잔

 알싸한 기린의 세계 


 
 

[도서 소개]

“요즘 여자들은 화가 많아졌어~” 어떤 사람들은 한 시절을 그리워한다. 요즘 여자들이 과격해졌다며 그들의 언어로 ‘여자와 남자가 사이좋았던 시절’을 말이다. 이 푸념 앞에 작가1은 이렇게 말한다. 화가 많아진 게 아니라 더 이상 참지 않는 거고, 여자와 남자가 사이좋았던 시절은 애초에 없었다고.

 

농담일 뿐이라는 성희롱성 발언을 웃고 넘기는 게 여자의 미덕이던 시절. 가정 폭력을 당한 여자가 눈에 계란을 문지르는 게 개그였던 시절. 불쾌함을 괜찮다고 합리화하지 못하면 예민한 여자 취급을 당했던 시절. 그 시절이 서로 사이좋은 평화로운 때였을까? 누군가에겐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언제나 전쟁통이었다.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여자에게 가혹하다. 일하지 않고 결혼을 선택하겠다는 여자에겐 ‘취집’이라는, 아이를 낳으면 ‘맘충’이라는 비하가 쉽게 따라온다. 비혼과 비출산을 결심한 여자에겐 이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결혼해 아이를 돌보면 가정적이라는 소리를 듣고 비혼을 선언하고 일에 몰두하면 야망 있다는 칭찬을 듣는 남자와 대조적이다.

 

딸의 효도는 아들의 효도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으며, 나이 차이가 많은 연인 관계에서 남자의 나이가 많은 것은 자연스러운 현실이지만 여자의 나이가 많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 된다. 여전히 여자에게 밤길은 무섭고 범죄 피해자는 압도적으로 여자가 많다. 여자는 오늘도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여자이기 때문에.



[목차]
프롤로그

1장 이상한 세계

누나가 엄마
화(FIRE)
딸과 아들
원만한 합의를 해주세요
다이어트
첫 번째 기린 단상
무엇이든 뚫는 창과 막는 방패
이성으로 안 보여
기 싸움
그런 환경
중매
‘남’량 특집
꾸미세요

2장 기린의 세계

좋은 사람
탐나는 가정적임
왜 화를 낼까
카르텔을 몰라
남자와 사람
정상적인 남자
물고기처럼
두 번째 기린 단상
나도 없어
처음의 이해란
애착 샌드백
전성기
안전한 길
세 번째 기린 단상
이변

3장 다시 만난 세계

그때 그 시절
닭다리 논리
네 번째 기린 단상
교양 수업 발표
입덕과 부정 과정
대학 소개팅
페미니즘을 알기 전과 후
다섯 번째 기린 단상
교양 수업 발표 2
뭐 어때
살인자가 된 딸
평화주의자
뻔뻔
변화

에필로그


[추천사]
고추기름을 연상시키는 알싸하다는 단어가 그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편다. 그런데 여기서 알싸한 건 기린일까, 그의 세계일까. 실없는 갸웃거림은 페이지가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더해진다.
막상 만화 속에서 드러나는 그의 세계는 콩국물처럼 평화롭기 때문이다. 그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평화를 지키고 싶어 할 뿐 아니라, 화를 내기조차 귀찮아하는 태도가 엿보일 정도로 평온하다. 게다가 그는 순두부같이 다정하다. 다정함은 반복적으로 싸움에 대해 그리는 장면마다 엿볼 수 있다. 스스로는 화를 표해서 해소해야 하는 단계를 지나왔다고 하면서도 싸움을 복기하는 까닭은 어딘가에서는 속으로만 쌓여 자기 의심이 될 수 있는 말들이 발화 가능하다고 일러주기 위해서인 것만 같다. 자신이 지나온 길을 꼼꼼히 열어 보이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변화가 가능하다고 손 내밀기 위해서다.
그의 일갈은 답답한 세상 속 한 줄기 짜릿함을 가져다준다는 면에서 알싸하겠고, 방법 없이 앓게만 되는 속들이 그의 장면을 따라 편안해 지리라는 점에서는 또 다른 맛도 날 것이다. 그렇다고 짬뽕 순두부냐 묻는다면 또 갸웃거리게 되니... 아무래도 직접 드셔보시길! - 이민경 (페미니스트,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 저자) 


[저자 소개]
작가1 (지은이)
여성 창작자. 페미니스트. 항상 연대하는 사람.

스물하나, 탈코르셋을 실천한 뒤부터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가 바뀌었다. 사회에서 이기적이고 유별나다는 소리를 들을수록 내 삶이 행복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우리가 이기적인 게 아니라 당당한 거고, 유별난 게 아니라 멋진 거라는 사실도.

세상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이들의 거대한 움직임을 체감한다. 이 몸짓들이 모여 만들어 낼 너른 흐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오늘도 쓰고 그린다. 우리의 빵과 장미를 위해.


[출판사 서평]
화 많은 여자들?
“요즘 여자들은 화가 많아졌어~” 어떤 사람들은 한 시절을 그리워한다. 요즘 여자들이 과격해졌다며 그들의 언어로 ‘여자와 남자가 사이좋았던 시절’을 말이다. 이 푸념 앞에 작가1은 이렇게 말한다. 화가 많아진 게 아니라 더 이상 참지 않는 거고, 여자와 남자가 사이좋았던 시절은 애초에 없었다고. 농담일 뿐이라는 성희롱성 발언을 웃고 넘기는 게 여자의 미덕이던 시절. 가정 폭력을 당한 여자가 눈에 계란을 문지르는 게 개그였던 시절. 불쾌함을 괜찮다고 합리화하지 못하면 예민한 여자 취급을 당했던 시절. 그 시절이 서로 사이좋은 평화로운 때였을까? 누군가에겐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언제나 전쟁통이었다.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여자에게 가혹하다. 일하지 않고 결혼을 선택하겠다는 여자에겐 ‘취집’이라는, 아이를 낳으면 ‘맘충’이라는 비하가 쉽게 따라온다. 비혼과 비출산을 결심한 여자에겐 이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결혼해 아이를 돌보면 가정적이라는 소리를 듣고 비혼을 선언하고 일에 몰두하면 야망 있다는 칭찬을 듣는 남자와 대조적이다. 딸의 효도는 아들의 효도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으며, 나이 차이가 많은 연인 관계에서 남자의 나이가 많은 것은 자연스러운 현실이지만 여자의 나이가 많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 된다. 여전히 여자에게 밤길은 무섭고 범죄 피해자는 압도적으로 여자가 많다. 여자는 오늘도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여자이기 때문에.

여자 아닌 사람
여자는 여자를 벗어날 수 없다. 무엇을 해도 여자라는 이유가 붙는다. 뉴스에 나오는 남자 범죄자는 ‘미친 사람’이지만 아주 간혹 보이는 여자 범죄자는 ‘미친 여자’가 된다. 회사에서 남자 동료 간 갈등은 인간 대 인간의 문제가 되지만 여자 동료 간 갈등은 여자의 시기와 질투 문제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꽤 많은 상황에서 남자는 사람을, 여자는 여자를 뜻한다. 문제의 원인이 ‘여자’로 환원되는 사회. 이 안에서 여자는 끊임없이 검열당한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검열할 때가 많다. 사회가 정한 여성상에 벗어나지 않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고, 범죄에 당하지 않기 위해 조신한 옷을 입으며 못생긴 여자라는 죄인이 되지 않기 위해 성형수술을 결심한다. 자기주장이 강하면 기가 세 보이진 않을까 조심하게 되고 자신보다 잘나가지 못하는 남자 친구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남몰래 노력하기도 한다. 이렇게 때때로 이들은 자신을 여자라는 속박에 옭아맨다. 여자는 언제쯤 여자가 아닌 사람,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갈 수 있을까?

행복한 페미니스트의 길
작가1은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탈코르셋을 실천하며 여자라는 속박을 집어 던졌다. 단번에 페미니스트의 길로 들어선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페미니스트를 과격하다고 생각해 무서워했고,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를 당하며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부당한 현실에 분노하고 투쟁했지만 바뀌지 않는 세상에 좌절감을 맛봤다. 그는 지치지 않기 위해 관심사를 대의에서 자신으로 옮겼고, 끝내 평화로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페미니즘은 이제 그의 운명 공동체가 되었다.
오래오래 페미니스트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냈지만 여전히 주변에서는 그에게 불행을 강요한다. 비주류인 페미니스트로는 행복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는 이들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다. “나보다 잘난 여자는 별론데?”라고 말하는 남자에게 “나보다 잘난 남자는 별론데?”라고 맞받아치고, “동생 좀 보살펴. 엄마가 없으면 누나가 엄마야.”라는 이야기에는 “뭐? 아빠 없으면 쟤가 내 아빠야 그럼?”이라고 반박한다. “너 페미니즘 만화로 잘됐다며? 근데 그거 오래 못 갈걸?”이라고 말하는 누군가에게는 “나 페미니즘 만화로 책 내는데?”라고 웃으며 보란 듯이 창작 소재로 활용한다.

평가받지 않는 사람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평가받지 않는 사람이 되자.’ 작가1은 언제나 이 말을 되뇐다. 그리고 바란다. 여자들이 평가대가 아닌 스스로가 가장 행복한 자리에 우뚝 서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길. 사회의 검열로 인해 주눅 든 자신에서 벗어나 조금 더 뻔뻔해질 수 있길. “우리 아들, 하고 싶은 거 다 해. 남자가 이 정도면 훌륭하지. 잘한다, 잘해!” “여자가 어디 조신하지 못하게. 뭐 할 생각 말고 얌전히 있어.” 가부장제 아래 여자는 남자와 너무나 다른 세상에서 살아왔다. 무엇을 하든 응원과 지지를 받았던 그들과는 달리 여자는 언제나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작가1은 지금부터라도 여자들이 자신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고 외친다. 세상의 따가운 시선에 신경 쓰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누구보다 자신을 마음껏 사랑하며 말이다. 그 힘으로 여자들이 자신의 삶을 오롯이 선택하길 바란다. 어떤 굴레나 한계에 구애받지 말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거나 눈치 보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자신의 길을 걸어갔으면 한다.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 평가대에서 당당하게 내려와 가장 행복한 자리에 우뚝 선 사람.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이들과 손잡은 사람. 그 길을 걸어가는, 걸어갈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먼저 출발한 여자들이 있으니까. 작가1은 이곳에서 또 다른 누군가를 기다린다. 매 순간 함께할 사람을 말이다.

나의 해방이 끝내, 우리의 해방이 되는 그날
“너...페미 아니지?” 언제부터 페미니스트가 공공의 적이 되었을까? 작가1은 페미니스트를 평화주의자라고 말한다.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억압에 굴복하지 않으며 차별에 투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 누구의 불행도 바라지 않는다. 누군가의 것을 빼앗으려는 것 또한 아니다. 단지 내 삶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원할 뿐이다. 하여 오늘도 당당히 자신들 몫의 빵과 장미를 위해 투쟁한다. 경계는 넘을수록 흐려지고, 권리는 나눌수록 커지기 마련이니까.

신간 에세이 《알싸한 기린의 세계》는 작가1이 우연히 인스타그램에 올린 대학 교양 수업 시절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그는 하루하루 묵묵히 페미니스트로서 걸어간 길을 기록으로 남겼다. 독자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즐겁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때론 평온함을, 이 세상에 일갈을 날리는 모습에선 시원함을, 여자들의 빵과 장미를 위해 투쟁하는 모습에선 뭉클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알싸한 기린의 세계》는 모든 여자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변화의 일렁임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더 이상 이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이야기한다. 치마와 하이힐이 미덕이었던 서비스업에서 바지를 입기 시작한 여자, 안경을 쓰고 쇼트커트를 한 아나운서, 그리고 ‘남자 친구의 기 살려주기’를 검색하던 여자1에서 페미니스트가 된 작가1까지. 조금씩 이어진 너른 흐름 속 각자의 자리에서 용기 낸 여자들의 움직임을 체감한다. 서로 맞잡은 이들은 이제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비로소 때가 왔다. 차별과 억압, 소외가 사라진 끝내주는 세계를 만날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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