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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붙어 있으니 살아야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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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6 10:03:46

나는 어떻게 무기력에 빠져들었나

심리학이 밝혀낸 무기력의 메커니즘

숨은 붙어 있으니 살아야겠고 


[책 소개]
무기력이 일상이 된 이들, 심리학자들이 나서다
-심리학의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진 무기력에 관한 연구

생생함이 결여된, 마지못한 삶을 살고 있는, 굳이 의욕을 낼 필요조차 알 수 없는 상태….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무기력 상태에 갇혀버린 이들을 위한 책. ‘아, 귀찮아!’를 달고 살며 하루 종일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청소년과 젊은이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일시 정지’인 마음을 갖고 사는 무기력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무기력과 효능감을 탐구하고자 실행된 가장 유명한 심리학 실험들과 학자들의 결론을 한 권에 담았다. 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미처 몰랐던 무기력의 탄생과 관련된 각종 원인들,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효능감을 갖추기 위한 조건들. 심리학자들이 밝혀낸 놀라운 결과들. 

나는 어떻게 무기력에 빠져들었나

무기력을 호소하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한창 혈기왕성해야 할 젊은이들의 무기력은 학교 내에서, 회사 내에서 문제가 될뿐더러, 개인의 측면에서는 생산성을 위한 어떤 결과물 이상으로 작용한다. ‘초식남’, ‘건어물녀’ 등을 일컫는 ‘연애를 하지 않고,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을 하지 않는다’는 일본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무기력 현상은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사회 문제화되어 왔다. 
우리도  전 연령층에서 마찬가지로 무기력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에서는 수업 중 엎드려 자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누군가와 사귀는 것 자체가 귀찮고 번거롭다’며 집안에 틀어박혀 시간을 보내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특별한 것도 없는 일상이다. 회사에서는 일부를 제외하곤 습관적으로 코앞에 닥친 일을 해내지만, 생생한 활력과 새로운 의욕을 가진 얼굴을 발견하기 어렵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끼며 무기력을 통감하는 이들은 주위 도처에서 발견된다. 자녀들이 성장한 후 ‘빈 둥지 증후군’을 겪는 어머니들,  ‘은퇴하고 화초나 돌보며 할 일 없이 지내게 되자 금세 노인이 되어버렸다’는 한탄을 일삼는 노년층에게도 무기력의 짙은 그림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그들이 어떻게 해서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러한 무기력이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무기력과 효능감에 대한 본격 심리학 연구서인 이 책에는 놀라운 사실과 묵직한 화두가 많이 등장한다.

“무기력 연구의 창시자인 셀리그만에 따르면 쥐 같은 동물도, 그리고 인간도 무기력에 빠져들면 사소한 병으로 어이없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돌연사를 무기력의 징후 중 하나로 꼽고 있을 정도다.(46p)”
‘아기가 울 때마다 쫓아가는 것이 아이에게 좋을까? 아니면 울어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수긍하고 저절로 조용해질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좋을까?’
‘무기력은 학습된 것인가, 타고난 기질인가?’
‘타인에게 보수를 받거나 평가를 받으면 원래 있었던 흥미나 향상심이 오를까, 반대로 사라져버릴까?’
‘사람과의 관계가 무기력에 이르게 할까, 무기력에서 탈출하게 할까?’
‘열심히 공부해서 무사히 대학에 들어가 놓고도 무기력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의 증가는 무엇 때문일까?’
‘무기력은 의지력이 약하고 능력이 없는 내 탓인가, 경쟁적이고 결과중심적인 사회 탓인가?’
‘무기력을 벗어날 수는 있는가?’
심리학이 밝혀낸 무기력의 메커니즘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개념은 오랫동안 심리학의 여러 분야에서 다뤄져 왔다. 이것은 인지, 특히 노력의 효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방법이 의욕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설득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것이 현재 자신이 맞닥뜨린 불편한 환경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지하면 자신의 노력 자체를 믿지 못하게 되거나 ‘어차피 나는 안 돼!’라는 체념적 태도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 책 1장에서 3장까지는 이 개념에 관한 연구 소개다. 
무기력의 반대 개념은 효능감이다. 효능감은 어떻게 획득될까? 자신의 노력으로 도망칠 수 있었거나 열심히 노력해서 문제가 해결된 경험이 있다면 그것이 효능감 형성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효능감이 지속되고 유능감을 갖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즉, 유능감을 갖기 위해서는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것, 그 이상의 것들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중심으로 특히 자율성의 감각, 타인과의 따뜻한 교류, 숙달(熟達)과 자아 기능과의 관련 등에 대해 4장에서 6장까지 다루었다. 
7장에서 9장까지는 효능감을 키우기 위한 조건을 살펴보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10장에서는 무기력과 효능감에 대해 성취지향사회인 미국과 친화지향사회인 일본을 비교했다.


내 삶이 유의미해질 수 있게
-아이와 부모님, 학생과 선생님, 사회인, 남녀노소 모두의 삶에 다시 의욕이 깃들기를

2022년 6월, 북미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최연소 우승을 한 임윤찬 군은 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피아노 잘 치려고 시작한 건데 뭐 하러 관객과 소통을 하냐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근본적으로 더 들어가 보니까 해답을 찾았어요. 결국 음악을 하는 이유는 어떤 슬픔과 기쁨, 그 다음에 소통을 하기 위해서라고요.” 
임윤찬 군의 말은 이 책에서 말하는 효능감을 위한 조건, ‘타인과의 소통’ 부분과 정확히 일치한다. 
“동시에 타인과의 따뜻한 교류는 일을 잘 처리해서 느끼는 달성의 기쁨을 확대시키고 효능감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이룬 일이 다른 누군가를 위해 도움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준다는 실감은 자율성의 감각이나 내적 흥미를 저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달성과 성취에 의해 큰 의미를 부여한다.”(107p, 5장 ‘타인과의 따뜻한 상호 관계’ 중에서)
이 책의 저자이자 심리학자인 두 사람이 지금껏 심리학에서 모색해온 무기력과 효능감의 통찰에 관한 주요 실험과 심리학자들(셀리그만, 루이스, 로버트 화이트, 와이너, 드웩, 데시, 리처드 라이언, 래퍼, 데이비드 존슨, 마키 유스케, 엘렌 랭거)의 이론을 모으고 쉽게 풀어 책으로 소개한 데는 뚜렷한 목적이 있다. 저자 중 한 명인 이나가키 가요코는 이 책의 한국어판을 계약하며  “무기력한 이들에게 효능감을 되찾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 무기력이 팽배한 일본과 한국 사회에서 무기력이라는 단어에 더 집중하고, 그 원인을 모색하는 데 더 관심을 쏟고 있지만 실은 아이도, 어른도 효능감, 즉 우리가 무기력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보람의 조건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덕분에 수십 년간 일본에서 사랑을 받아 개정에 개정을 더하며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 있다. 한국에서도 ‘보람의 조건’을 찾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뜻을 전해왔다. 
‘효능감’이란 자신이 노력하면 환경에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견해나 자신감을 갖고 환경에 적응하며 활기 있고 충실한 생활을 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책에서는 자율감, 타인과의 따뜻한 상호 관계, 숙달과 보람을  효능감을 높여주는 요소로 들고 아이를 기르는 부모, 학생들의 무기력을 지도해야 하는 선생님, 무기력에 빠진 이들이라면 반드시 알아둬야 할 효능감의 조건을 알려준다. 또한 개인의 한계를 넘어, 효능감 형성에 반드시 논의되어야 할 필수요소인  사회적 대전제를 살핀다.
이 책을 감수한 전북대학교 심리학과 박창호 교수도 ‘감수의 말’을 통해 이 책이 효능감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전환의 단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장과 8장은 특히 교사나 학부모, 남에게 조언을 하거나 인도하는 멘토나 코치 등에게 특히 유익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 장면에서 적용되는 원리와 응용 힌트들은 무기력한 많은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추천사]
이 책은 효능감 위주로 서술하지만, 사람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내재적 동기의 여러 측면, 자율감, 자기결정, 상호관계, 목표설정, 숙달 개념 등을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또, 연구 사례를 풀이하면서, 보상이나 강요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원해서 스스로 움직이는 것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설명해준다. 막연하게 동기나 의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면, 이 책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동기를 길러야 할지를 배울 수 있고, 행동과 환경(혹은 피드백)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줘야 할지에 대해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박창호(전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저자 소개]
하타노 기요오 波多野誼余夫
도쿄대학 교육학부 교육심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동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게이오기주쿠대학 교수 등을 역임했다. 2006년 타계했으며 전공은 발달심리학, 인지과학이다. 저서로는 《문화심리학 입문(공저)》, 《입문교육 심리학(공저)》, 《자기학습 능력을 키우다(편저)》, 《인지심리학 5학습과 발달(편저)》 등 다수가 있다.

이나가키 가요코  稲垣佳世子
오차노미즈여자대학 교육학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전공은 발달심리학, 유아교육학으로 치바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치바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지적 호기심》, 《사람은 어떻게 배우나》, 《지력의 발달》, 《지력과 학력》(이상, 하타노 기요오 공저), 《비주얼 이론과 교육(편저)》 등이 있다.

옮긴이 김현숙
일본어를 전공하고, 10여 년간 일본어 잡지와 콘텐츠를 만들었다.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자신이 소모되고 무기력해지는 것을 발견하고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좋아하는 일로 열정을 되찾고 싶어 출판계에 입문하여 번역과 책 출간에 힘쓰고 있다. 최근 무기력을 호소하는 청소년들, 자조적이고 무기력한 젊은이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무기력해져가는 중장년층을 보며 이 책에 관심을 갖고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는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의 5가지 습관》, 《도전! 하고 싶은 일로 돈벌기 프로젝트》 외 다수가 있다.

감수자 박창호
서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했고, 현재 전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다. 한국 인지 및 생물심리학회의 편집위원장과 학회장을 역임했다. 주의와 수행에 관한 연구와 더불어, 인간 학습, 인간 오류 및 인지적 디자인과 같은 주제를 다루었다. 동료 학자와 함께 《인지학습심리검사의 이해(2019)》, 《응용인지심리학(2018)》, 《인지학습심리학(2011)》, 《실험심리학 용어사전(2008)》, 《인지공학심리학(2007)》 등을 저술했다.


[차례]
1부 우리는 어떻게 무기력에 빠져드나
1장 무기력은 어떤 상황에서 생겨날까
개도 무기력에 빠진다|행동의 유효성이 열쇠|인간의 학습된 무기력|예측할 수 있다면 그나마 낫다|무기력의 치료와 예방|알고는 있지만 할 수 없을 때
2장 유아의 무기력과 효능감에 대하여
유아가 우는 것의 의미|시설 아동의 무기력|문제는 ‘그냥 울게 놔두면 조용해진다’라는 인식|무기력 방지의 발달적 의의|자신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즐거운 경험|일반화된 기대가 효능감 획득으로
3장 실패가 만들어내는 무기력
성공과 실패의 원인은 무엇인가|‘능력 부족’이라고 생각하면 의욕은 떨어진다|끈질긴 근성의 소유자는 노력귀인자|재귀인법의 효과|‘노력만능주의’에 대한 비판

2부 무기력과 효능감의 메커니즘
4장 자율감
효능감의 조건|보수에 의한 의욕 저하|‘보상’에 의한 흥미 저하|외적 평가로 인한 향상심 저하|행동의 원천은 나|자율감과 효능감|자율성은 자기 선택으로부터|남겨진 문제점
5장 타인과의 따뜻한 상호 관계
효능감을 키워주는 친구들과의 교류|효능감을 키우기 힘든 경쟁적 관계와 환경|동료끼리의 상호 가르침과 효능감|협력학습과 효능감|타인의 존재는 효능감을 증폭시킨다
6장 숙달과 보람
목표를 달성한 것만으로는 효능감이 생기지 않는다|숙달에 따른 평가의 자율성|끈질긴 근성이 숙달자로 이끈다|숙달과 자아 기능

3부 효능감을 키우기 위한 조건
7장 효능감을 기르려면
무기력을 막아주는 응답성|부모의 한마디에 기가 꺾이는 아이들|생활 속 숙달의 기회|상벌을 줄이는 배려가 필요하다|아이들의 내적 기준을 소중히 여겨라
8장 효능감을 키우는 학교 교육
개인의 진보에 대한 평가|자신의 유능함을 발견하게 하라|친구끼리 서로 가르치기|집단 간의 경쟁|가설 실험 수업|개방 학교
9장 효능감의 사회적 조건
무기력의 사회적 기원|무기력으로부터의 해방|왜 무기력인가|외적 성공이 주는 일시적 효능감|
‘노동자’라는 낙인이 무기력하게 만든다|전문가와 국외자|복지 사회를 넘어서|무기력에 이르는 또 한 가지 원인|통합과 그 상황에서 필요한 도움
10장 무기력과 효능감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비교
무기력의 문화적 차이|성취사회인 미국|친화지향이 강한 사회|능력 경쟁의 회피|성취사회에서는 능력이 결정타|노력을 중시하는 사회|독립에 대한 집착|어느 쪽이 더 나은 사회인가


[책 속에서]
독자는 이미 우는 아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점차 울음을 그치고 ‘조용해진다’는 것이 실은 중대한 문제를 드러내는 표시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것은 참을성이 많거나 의젓해서 그런 게 아니다. 무기력에서 오는 ‘포기’의 징후다. ‘울어도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요즘엔 잘 안 울게 되었다’, 바로 이런 상태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새로운 시도에 대한 의욕은 현저히 떨어져 있기 쉽다.
로버트슨(J. Robertson)은 치료를 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시킨 아이가 안정되는 과정을 관찰한 후, 같은 경고를 하고 있다. 아이의 눈물을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울지 않는 상태를 ‘만족’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아이의 중대한 고통을 간과하기 쉽다. 로버트슨에 의하면 입원을 위해 아이가 엄마로부터 떨어졌을 때, ‘안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다음의 세 단계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항의’ 단계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아이는 소리 내어 울면 반드시 엄마가 와줄 거라고 기대한다. 특히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불안에 떠는 아이는 더욱 더 큰 소리로 운다. 엄마가 다시 자기 곁으로 다가와 줄 것을 굳게 바라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이 헛수고가 되면 서서히 두 번째 단계인 ‘절망’의 단계가 찾아온다. 이 단계에 이르면 아이는 활기가 없어지고 소극적이 되며 무감동의 상태가 된다. 우는 방법도 단순해진다. 이 시기는 조용해지는 단계로, 겉보기에는 아이가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이 바로 ‘부인’의 단계다. 이때는 오히려 환경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누구와도 기분 좋게 대하기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즐거워 보이기까지 한다. 면회 온 엄마가 돌아가도, 더 이상 울지 않게 되는 것도 바로 이 시기다. 그러나 로버트슨의 관찰에 따르면, 얼핏 보기에 ‘안정적인’ 이 아이들은 퇴원 후 가정으로 돌아가면 큰 행동 장애나 정서적 혼란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고 한다. 예를 들면, 다시 갓난아이로 돌아가 지금까지 잘하던 배설 훈련에 실패하거나 사소한 일에도 툭하면 울음을 터트리는 식이다. 
본문 <2장 - 문제는 ‘그냥 울게 놔두면 조용해진다’라는 인식> 중에서

아무리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해도, 누군가의 명령으로 시작했거나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그 일을 했을 때는 성공에 따르는 안도감은 있어도 그것이 진정한 효능감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물질적 보수나 외적 평가는 자율감을 손상시키기 쉽다. 이것은 효능감 형성에 방해가 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유아기 때는 자율감의 유무가 효능감을 지지하는 요소로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유아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는 집중하지만 내키지 않는 일, 싫어하는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동기 이후인 청년기를 지나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만 하는 활동’은 점점 더 늘어난다. 어머니를 슬프게 하지 않기 위해서, 입학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의리 때문에… 등등의 여러 이유로 하기 싫은 공부를 하고 마지못해 일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단계에서 노력의 결과를 잘 맺게 되면 무기력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효능감의 획득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아동기 이후의 단계에서는 자율감, 즉 ‘자신의 행동을 자신이 시작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감각을 효능감 획득의 전제조건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제감을 가지고 있으면, 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으로 ‘스스로의 책임’을 강조하는 경향이 늘어난다는 실증적 연구에 의해서도 간접적이나마 증명되고 있다. 
1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자신에게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찾는 경향은 무기력과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간접적으로는 효능감의 지표로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중 한 가지 예로, 아린(M. Arlin)의 연구를 들 수 있다.
본문 <4장 - 자율감과 효능감> 중에서

‘노력만 하면 반드시 된다’는 확신이 들고, 하물며 그로 인해 보다 활기차고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실제로 어렵게 대학에 들어갔지만 하고 싶은 일, 보람 있는 일을 찾으려 하지도 않고 ‘무기력’에 빠져드는 사람들은 놀랄 정도로 많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그의 목표달성이 ‘타인’의 판단, 그것도 합격과 불합격이라는 큰 이분법적 판단에 좌우되는 것으로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어떤 것을 능숙하게 잘하게 됐는지 뚜렷하게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향상에 동반한 내적 충실감이 없이는 성공이란 외적 보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자율감 또한 쉽게 상실한다. 이것이 효능감을 저하시킨다는 것은 이미 4장에서 설명했다. 이럴 때, 가족이나 친구가 기뻐해주는 일은 오히려 역효과가 되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 가능성은 자기향상의 실감은 있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가치 있는 성장이나 숙달(련)이 아닌 경우가 있을 것이다. 몇 년 동안 수험 준비에 매진했다면 ‘시험공부’에 관해서는 나름대로 실력이 붙었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원래 목표는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므로 ‘공부 실력이 늘었다’는 것 자체가 충분한 내적 만족을 주지는 않는다. 즉, 공부 실력 자체만으로는 자신에게 진짜 ‘바람직한’ 변화를 이뤘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진정한 효능감은 생기지 않는다.
<6장-목표를 달성한 것만으로는 효능감이 생기지 않는다> 중에서

사회적 기구나 문화적 분위기를 그대로 두고 사람들에게 효능감을 갖게 하려는 시도는 결코 좋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의 효능감을 키우려는 개혁은 의미가 없지 않지만 이중의 의미에서 제약을 받는다. 
첫 번째는 모든 사람들에게 효능감을 갖도록 하는 배려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아닌 이상, 그 사회에 속한 가정이나 학교, 특히 공교육에서의 대폭적인 개혁은 사실상 금지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만약 개혁이 실행된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그 효과는 희미해지고 만다. 단순히 ‘외적 성공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식으로 말해서는 사회에 나가 먹고살 수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 효능감보다 생존을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이러한 시도는 종종 기만적이기까지 하다.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자기향상을 맛본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그것을 발판으로 기대되는 행동을 자진해서 하도록 유도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효능감을 키우는 ‘교육적 시도’는 사람들이 효능감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기구나 문화적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는 일과 서로 보완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즉, 사람들이 무기력에서 자유롭고 게다가 외적인 성공이 아닌, 의미 있는 숙달을 지향하면서 사는 것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장려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이러한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만약, 교육 분야에 한정한다면 학습자가 효능감을 갖기 쉬운 조건을 찾아가는 일은 그런대로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노동이나 복지, 그 외 다른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작용하게 하려면 도저히 지금 당장 유효성이 큰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이 장에서는 가능한 현실적이고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본질적인 해결을 찾는 방향으로 문제를 생각해보자.
<9장-무기력의 사회적 기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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