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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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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3-22 11:02:04

시공을 초월한 두 소년의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

사라질 아이 



[저자 소개]

이경순 글

경남 함양의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은 서울 북한산 자락에 살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문예창작과 국문학을 전공했고, 1997년 첫 장편동화 《찾아라, 고구려 고분 벽화》가 삼성문학상에 당선되면서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한국아동문학상, 숭의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그동안 쓴 책으로는《고구려 아이 가람뫼》 《파랑 머리 할머니》 《똘복이가 돌아왔다》 《사차원 엄마》 《호구와 천적》 등 여러 권의 동화책과 청소년소설 《낯선 동행》 《녹색 일기장 》이 있습니다. 

 

전명진 그림

양이 두 마리와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달집태우기》, 그린 책으로는 《시간의 책장》 《이름 도둑》 《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 《귀신 사냥꾼이 간다1》 《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 《인어 소녀》 《비빔밥꽃 피었다》 《0812 괴담 클럽》 등이 있습니다.

 

 

[목차]

고래 조각상 목걸이_ 7

탈출_ 22

새로운 계획_ 40

고래 조각상_ 50

훈련_ 62

토끼 우리_ 73

내 동생이니까!_ 84

고비_ 92

고래잡이 뽑기 대회_102

사라질 아이_ 116

바위그림_ 126

돌무덤_ 140

고래 사냥_ 155

다시 바다로!_ 168

넌 누구니?_ 181

작가의 말_ 198

 

 

[출판사 서평]

햇살이 유난히 뜨겁던 오월의 어느 날, 

반구대 암각화에서 만난 더벅머리의 한 소년.

“너 이런 여행은 처음이지?”

신석기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모험과

시공을 초월한 두 소년의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

 

한국아동문학상 수상을 비롯하여 우리 동화 문단에 자신만의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이경순 작가의 신작, 《사라질 아이》가 마루비 어린이문학 열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신석기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현대의 아이, 준수가 가족을 잃은 상실감을 안고 떠난 울산 반구대 여행에서 수리라는 한 소년을 만나 신석기시대의 원시인 마을에 정착하게 되면서 겪는 모험과 우정을 다룬 판타지 동화다. 현대와 신석기라는 수천 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두 소년이 각자의 아픔과 상실을 원시 공동체 안에서 회복해 가는 과정은 전명진 화가의 멋진 그림과 어우러져 마치 독자들로 하여금 신석기시대에 와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의 배경은 울산 대곡리의 반구대 주변입니다. 그곳은 ‘반구대 암각화’로 유명한 곳이지요. 이 암각화는 대곡천의 절벽바위에 새겨진 그림으로 사람, 바다와 육지 동물들, 선사시대의 사냥 장면이 담겼어요. 수천 년 전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합니다. 특히 고래 그림은 혹등고래, 귀신고래, 향고래, 범고래 등등 고래마다의 생태적 특징까지 잘 잡아냈지요.” (작가의 말)

 

작가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어 그들을 동화 속으로 불러와야겠다고 마음먹고 오랫동안 자료 조사를 통해 이야기의 얼개를 짜고 마침내 준수와 수리라는 두 소년을 우리 앞에 나타내 보였다.

 

처음부터 길이었던 곳이 어디 있냐? 자꾸 다니다 보면 길이 되는 거지.

-상실의 아픔과 함께 시작된 이상한 여행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고 믿는 준수는 실의에 빠져 지내던 중, 평소 가족의 일에는 관심도 없던 아빠로부터 울산 반구대 암각화 체험학교 참가를 권유받는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던 준수는 그곳이 엄마와 가기로 했던 곳이라 결국 반구대 암각화 체험학교 버스에 오른다. 때 이른 더위에 암각화에는 관심도 없고 더위를 피하기만 급급한 다른 아이들과 떨어져 준수는 바위그림을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다가가던 중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도와달라는 어떤 아이와 마주친다.

 

“너 이런 여행 처음이지?”

‘이런 여행?’

준수는 눈을 슴벅거렸다. 길도 없는 낯선 곳을 단둘이 가고 있는 이런 이상한 여행을 말하는 건지, 아니면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온 탐방여행을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둘 다 처음이긴 했다.

“어떻게 알았어?”

“척 보면 알지. 난 아주 많이 다녔거든.”

수리가 어깨를 쫙 펴며 웃었다. (20쪽)

 

알 수 없는 말만 하는 수리를 따라 자신도 모르게 신석기시대로 와버린 준수는 이곳이 단순히 원시체험을 하는 곳이라 생각하고 신석기인들이 사는 마을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아줌마와 고래이빨이 사는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하지만 정작 자신과 함께 온 수리는 따로 떨어져 지내며 필요할 때만 준수 앞에 모습을 드러내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수리의 정체에 대해 궁금증은 증폭된다.

 

괜찮아, 넌 내 동생이니까! 하고 싶으면 해.

-나보다 우리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세상

 

탈출을 시도하던 준수는 노루귀와 곰발바닥이라는 두 소년의 도움으로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 이 일로 새로운 친구들을 알게 된 준수는 점차 신석기 마을에 적응해 가지만 여전히 수리는 주변을 맴돌며 준수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인다. 준수는 마을 공동체와 자연스럽게 섞이지만 한편으론 허약한 체질로 인해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당한다. 그동안 한집에 살면서도 눈길도 주지 않던 고래이빨은 준수가 놀림을 당하는 걸 알고 준수에게 창던지기와 사냥하는 법을 가르친다. 엄마가 떠난 후 혼자 남겨진 상실감으로 힘들어 했던 준수는 이곳에 와서야 처음으로 자신을 챙겨 주고 걱정하는 아줌마와 고래이빨에게서 가족애와 위로를 받는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점점 더 개인화가 되어가는 외로운 현대인의 고독이 원시공동체 속에서 비로소 평온을 찾아가는 모습은 매우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장면이다.

 

“아직도 대회에 나가고 싶어?”

“응. 그런데 내가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 있는 게 아닌가 봐. 난 거북이족이 아니라서 참가할 수 없을 거래.”

“누가?”

“여우눈이랑 늑대발이.”

“괜찮아, 넌 내 동생이니까! 하고 싶으면 해. 내가 도와줄게.”

고래이빨이 말했다.

‘내 동생’이란 말이 가슴을 쿵 쳤다. 가슴이 말랑거리며 따뜻해져 왔다. (92쪽)

 

넌 언제든 사라질 거잖아. 그 아이처럼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아이잖아.

-비로소 열리는 의문의 세계

 

준수는 고래잡이로 선발되기 위해 고래이빨과 함께 훈련을 시작하지만 바다수영과 노젓기 등 혹독한 훈련에 주저앉고만 싶은 준수에게 수리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말만 외쳐댄다.

 

“잘 좀 해! 고래잡이는 아무나 되는 줄 아냐? 네 덕분에 나도 푸른 바다 좀 달려 보자고.” (94쪽)

 

마침내 준수는 고래잡이 뽑기 대회에서 최종 여섯 명에 선발되고, 고래잡이들을 위한 가르침장이 있는 커다란 절벽바위와 마주하고 그만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림을 보던 준수는 갑자기 뒷덜미가 서늘해지면서 탐방단과 함께 했던 날이 떠올랐다. (……) 지

금 눈앞에 있는 사냥 그림은 그때 본 바로 그 그림이었다.

‘분명 같은 그림인데……,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 있지?’

준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잔뜩 헝클어진 실 뭉치가 들어앉은 듯했다. (135쪽)

 

마침내 자신이 수천 년 전의 세상으로 오게 된 걸 알게 된 준수는 괴로워하며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동생이 죽었다며 괴로워하는 고래이빨을 위로하며 스스로도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죄책감을 벗어던지고 늘 냉랭한 채 무관심하기만 했던 아빠의 존재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된다. 수천 년이라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상처 받은 영혼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화해하는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저마다 아픈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나아간다는 교훈을 깨닫게 된다.

 

“그럼, 그건 형 탓이 아니야. 그리고 새가슴은 정말 행복했을 거야. 확실해!”

수리가 밝게 소리쳤다.

고래이빨은 멍한 눈길로 준수와 수리 쪽을 번갈아봤다.

“새가슴이 행복했을 거라고?”

“당연하지, 분명 그 그림들을 보고 무지무지 행복했을 거야. 그리고…… 자기가 원해서 간 거잖아. 정말 보고 싶은 걸 보러…….” (151쪽)

 

네 덕분에 마음이 가벼워졌어. 이제 진짜 여행을 떠나도 될 거 같아.

-호야, 영혼이 데려온 아이

 

어쩌면 다시는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망 속에서도 준수는 다시 용기를 내 고래사냥에 나서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함께 배에 오는 수리를 보며 화들짝 놀란다.

 

“물이 무서워서 못 탄다더니?”

“네 생각하면서 용기를 냈지. 겁쟁이 호야도 타는데 나라고 못해. 하면서. 진짜 좋다! 바다를 달리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171쪽)

 

작품 속에서 고래 사냥 장면을 구현해 내기 위해 작가는 반구대 암각화 그림을 보고 또 보며 그날의 모습을 떠올렸다고 한다. 

 

스무 명 정도의 사람들이 배를 타고 배보다 훨씬 큰 고래를 끌고 가는 모습이나 뱃머리에 서서 고래를 향해 긴 작살을 쳐든 남자, 작살 맞은 고래, 고래 분배 모습……, 그건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그림이었거든요.“ (작가의 말 중에서)

 

처음부터 이 장면을 향해 달려온 듯 작가는 고래 사냥하는 모습을 지금껏 그 어떤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생생하게 표현해 냈다. 또한 작품의 완성에 한 몫을 해 준 전명진 화가의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고래 사냥 장면은 마치 독자로 하여금 신석기시대로 가있는 듯한 현장감과 짜릿한 전율을 선사해 준다. 

 

“호야가 무슨 뜻이야?” 준수는 고래이빨이 앞에 서있기라도 한 듯 소리 내어 물었다.

“잊었어? 형이 그랬잖아, ‘영혼이 데려온 아이’라고.”

수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럼 넌? 넌, 누구니?”바람 한 자락이 휘이잉,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반구대 쪽으로 내달렸다. (193쪽)

 

 

우리는 살아가며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이별의 시간과 상황에 직면한다. 그때마다 도망을 가거나 회피한다면 우리의 삶은 단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이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동화가 우리 어린이들의 마음에도 오롯이 닿아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위로하며 넉넉하고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해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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