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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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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6 10:46:36

빙하에 바치는 애가이자 

인류에게 띄우는 소망의 메시지

빙하여 안녕


[책 소개]
〈타임스〉 선정 2021 최고의 과학·환경 도서 

신비로운 빙하와 그 운명이 바꾸는 인류의 미래,
그리고 빙하를 구조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는 한 학자의 열정을 그린 이야기 

지구 온난화가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매일 기상 이변에 따른 가뭄과 홍수, 한파 등에 관한 소식을 접한다. 이 모든 이상 현상은 빙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까닭에 수많은 과학자와 환경 운동가가 빙하의 실상을 알리며 생활 방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목소리는 사람들에게 가닿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머나먼 일로 치부하거나 사라지는 빙하보다 더 중대한 사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빙하여 안녕》의 저자 제마 위덤은 세계적인 빙하학자로서 빙하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적 거리감을 줄이고자 이 책을 집필하였다. 그녀는 일찌감치 빙하의 위기 상황을 체감했지만 이를 대중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전달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갑자기 쓰러져 뇌종양 수술을 받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뒤였다. 언제라도 삶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빙하 또한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거나 다른 문제 뒤로 제쳐두고 있을 때가 아님을 깨닫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계 곳곳으로 우리를 데려가 빙하가 어떻게 움직이고 각기 어떤 특징을 지녔는지, 주변 지형과 기후가 빙하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등을 소개한다. 저자를 따라 암석과 얼음, 물, 미생물로 이루어진 세계를 탐험하다 보면 빙하에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빙하가 생태계와 인간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분명히 알게 된다. 빙하 연구와 북극곰과의 대치, 불면증 환자가 겪은 백야에 대한 이야기가 매혹적으로 담겨 있는 이 책은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는 최고의 과학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체험의 이야기다. 

춥고 삭막한 불모지를 풍요롭고 살아 있는 자연으로 변화시키는 여정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하얀 설원과 거대하고 투명한 얼음, 희박한 공기와 뼛속까지 아리는 추위, 극지방에서 수만 년간 자리를 지키는 얼음덩어리, 어떤 생명의 흔적도 찾을 수 없는 고요하고 적막한 황무지. 많은 사람이 이렇듯 빙하를 폐쇄적인 불모지로 생각하지만 빙하학자의 눈에 비친 모습은 전혀 다르다. 높은 산에 앉아 가까스로 목숨을 보전하는 열대 지방의 빙하가 있는가 하면, 투명한 색이 아닌 푸른색이나 청록색을 띤 속살을 보이며 신비로움을 부각하는 빙하가 있기도 한다. 빙하는 여름에 크기를 줄였다가 겨울에 덩치를 키우며, 산꼭대기에서 아래로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가거나 전력 질주하듯 빠른 속도로 바다로 향하기도 한다. 얼음 녹은 물이 세차게 흐르는 소리나 빙하 주변 바위들이 산비탈로 떨어지는 소리 등으로 소란스럽기도 하고, 칠흑같이 컴컴한 깊숙한 곳에서는 미생물이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간다. 

지구 지표면의 10%를 이루고 지구 담수의 70% 이상을 품고 있는 곳임에도 우리는 빙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줄곧 사람들로부터 등한시되었던 빙하는 이제야 소수의 연구자에 의해 수만 년 동안 감춰두었던 비밀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빙하 연구의 최전선을 이끄는 제마 워덤은 아무도 흥미를 느끼지 않는 황량한 자연에 매력을 느끼고 30년 가까이 열정을 쏟아부어 빙하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영원히 바꿔놓은 발견을 해냈다.
10대 시절, 그녀는 벌거숭이 잿빛 산에 올라 빙하가 남긴 흔적을 바라보며 영감을 얻고 오랫동안 겪어왔던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빙하학자의 꿈을 키워나간다. 대학에 들어가 처음 알프스산맥 빙하와 마주한 뒤 더욱 매료된 그녀는 이후 빙하가 어떻게 운동하며 그것이 우리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위해 극한의 야생과 위험천만한 모험의 세계에 뛰어든다. 
북극의 스발바르 제도에서부터 유럽의 알프스산맥, 아시아의 히말라야산맥, 남아메리카의 파타고니아, 남극대륙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의 빙하를 탐험하면서 저자는 생명이 살지 못하는 곳으로 보이는 빙하가 사실은 숲과 바다처럼 살아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빙하의 신비를 밝혀내는 빙하학자의 삶은 마냥 아름답지 않았다. 현장 탐사를 할 때는 연구보다 생존을 목적으로 삼아야 할 정도로 물자 보급부터 장비 수송, 캠프 설치, 식사 준비, 일일 계획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우선 현장에 도달하려면 비행기와 헬리콥터, 보트, 트럭, 설상차, 공중그네 등 온갖 탈것을 이용하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한다. 빙하 가장자리에 도착하면 캠프를 설치한 뒤 매일 빙하 가운데로 걸어가는 일과가 시작된다. 십수 킬로그램의 장비를 담은 배낭을 메고 탐사지까지 얼어붙은 호수를 건너고 질척한 땅과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밭을 지난 뒤 얼음 절벽과 험난한 바위산을 오르며 수십 킬로미터의 길을 이동한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거대한 얼음 구멍 안으로 몸을 기울여 염료를 쏟아붓거나,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캠프 생활도 녹록지 않다. 수개월 동안 낯선 사람들과의 공동생활을 잘 견디는 것부터 양말을 여과지 삼아 커피를 내리고 한 달에 한 번 차가운 얼음물에 머리를 감는 것, 밤마다 연인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삭히고 먹이를 찾아온 북극곰에 경고 사격을 가하는 것까지 모든 생활은 고난과 위험의 연속이다.

빙하에 바치는 애가이자 인류에게 띄우는 소망의 메시지
그러나 몇 번의 죽을 고비에도 빙하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특히 빙하의 표면보다는 그 아래 깊고 어두운 지하 세계에 흥미를 느낀 저자는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은 문제에 맞닥뜨릴수록 도전 의식을 불태웠다. 빙하 기저부와 그 아래 암석 사이에 물이 흐를까? 그 물은 어떻게 빙하 아래로 들어가서 어디로 흘러갈까? 물이 있다면 생물도 존재하지 않을까? 생물은 어떻게 생존하고 기능할까? 생물과 물속 성분은 주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빙하가 줄어들면서 인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수십 년 동안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보니 세계 최초로 빙하의 바닥을 조명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빙하가 인근의 모든 생태계에 영양을 제공하는 식품 공장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낸다. 이는 온난화로 인한 빙하의 감소가 인간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연쇄 작용이 불러오는 폐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바다로 흘러드는 담수의 양이 늘어나면 해류의 흐름이 바뀌어 유럽에 폭풍과 추위가 닥칠 것이다. 물 부족으로 빙하 주변의 농업이 퇴화하고 이 문제를 둘러싼 정치 갈등도 격화할 것이다. 빙하 속에 있던 메탄이 노출되면서 온난화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가속화될 것이다. 우리가 온실가스를 감소시키기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면 200년 뒤에 지구는 종말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해가 다르게 생명이 짧아지는 빙하를 목격한 저자는 이 책에서 죽어가는 빙하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현장에서 전하는 빙하의 모습과 목소리를 통해 단조로운 얼음덩어리를 좀 더 친근한 자연으로 받아들이고 빙하와 감정적으로 연결된다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구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절감할 것이다. 


[해외 서평]
놀라운 책이다. 전 세계 빙하를 살피는 나와 같은 환경운동가들에겐 빙하의 아름다움을 새삼 상기시키며, 일반인들에게는 점차 사라져가는 소중한 지구의 일부를 완벽하게 소개한다. 제마 워덤은 이해하고, 증언하고, 보호하려 노력한다. 이보다 더 완벽한 인간의 역할이 어디 있겠는가.
- 빌 맥키번(Bill McKibben), 《자연의 종말(The End of Nature)》 저자  

이 책은 마치 열정적인 파티 주최자가 참석자들에게 친구인 빙하를 소개하는 듯한 유쾌한 책이다. 빙하학자의 삶에 대한 묘사는 흥미롭고, 다사다난한 탐사 현장은 생생하다. _〈사이언스 뉴스(Science News)〉


[저자 소개]
지은이 제마 워덤(Jemma Wadham)
세계 최고의 빙하학자이자 모험가이며 작가. 영국 브리스틀 대학의 빙하학 교수이며 노르웨이 북극 대학의 외래 교수이기도 하다. 그린란드와 남극대륙, 스발바르, 칠레 파타고니아, 페루 안데스와 히말라야를 포함해 세계 각지의 빙하를 탐사하며 25회 이상 원정대를 이끌었고, 필립 리버흄 상(Philip Leverhulme Prize)과 영국 왕립학회의 울프슨 연구 공로상(Royal Society Wolfson Merit Award)을 비롯해 여러 연구상을 수상했다. 빙하에 서식하는 생물과 빙하가 지구의 탄소 순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선도한 인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옮긴이 박아람
전문번역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문학 번역에 관한 논문으로 영어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KBS 더빙 번역 작가로도 활동했다. 앤디 위어의 《마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휴머니스트 세계문학), J. K. 롤링의 《해리 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 《이카보그》,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빅 브러더》 《내 아내에 대하여》 《맨디블 가족》, 조지 손더스의 《12월 10일》을 비롯해 60권이 넘는 영미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2018년 GKL 문학번역상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했다.


[본문 중에서]
내가 느끼는 빙하의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작용을 직접 보거나 만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어디까지가 얼음이고 어디서부터 암석이 시작되는지는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다. 빙하가 이동하면서 끊임없이 표석과 돌, 모래를 집어삼켰다가 토해 낸 황폐한 환경에서 어떤 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지도 추정만 할 뿐이다. 
_〈1. 감춰진 세계를 엿보다: 스위스 알프스산맥〉에서

빙하 기저에 융빙수가 흐른다면 빙하는 수막 위를 미끄러져서 훨씬 더 빠르게 이동할 것이다. 빙하의 이동 속도는 그 아래 기반암의 침식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주변 지형을 바꿀 수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호수와 강, 바다의 생물군을 지탱하는 영양 풍부한 빙하분을 공급하는지를 판가름할 수도 있다. 빙하 기저에 흐르는 융빙수는 빙하 아래 미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지 여부도 판가름한다. 생물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빙하 아래 물이 흐르는지 여부를 알아내고 그 흐름을 탐구하는 것이 내 박사 연구의 주제였다.
_〈2. 곰들, 곰들의 세상: 스발바르 제도〉에서

작은 펭귄은 내가 인간 동료들을 제외하고 남극대륙에서 처음 목격한 생물체였다. 녀석은 어느 날 길을 잃고 뒤
뚱뒤뚱 우리 캠프로 들어왔다. 이곳 맥머도 드라이 밸리에서는 야생에 개입하는 일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검은색과 흰색의 옷을 입은 우리의 새 친구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 펭귄은 며칠 동안 우리의 시선을 끌기 위해 열심히 날개를 푸드덕거리다가 소용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느 날 사라져 버렸다. 구해 줄 수 없는 가엾은 동물을 보면서 날마다 가책에 시달렸던 우리는 잠시나마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러나 며칠 뒤 얼어붙은 호수를 지나 빙하로 걸어가는 길에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펭귄의 작은 사체를 보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 활기가 넘쳤던 사랑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동물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_〈4. 극한에서의 삶: 남극대륙〉에서

나는 이 슈테펜 빙하 강이 얼마나 위험한지 익히 들은 터였다. 불과 2~3년 전에도 두 칠레인 과학자가 유량 측정 기구를 설치하겠다는 우리와 똑같은 목적을 갖고 작은 배로 우에물레스강을 항해하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처음 그 강을 직접 보았을 때 나는 우리가 정말 정신 나간 계획을 세운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는 계획한 일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강의 유량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수심을 측량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는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 칠레 연구팀이 찾았던 바로 그 지점이었다. 
_〈5. 글로프를 주의하라!: 파타고니아〉에서

내가 배운 한 가지는 우리 인간이 빙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페루 안데스산맥의 농민들에서부터 그린란드 서해안의 넙치잡이 어부들, 태평양 저지대 섬의 주민들에 이르기까지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앞으로 수년 사이에 빙하의 축소나 고갈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지구는 여러 차례 극적인 기후 변화를 거쳤지만 현재 우리가 목격하는 변화는 인류의 역사에서, 아니 전 지구의 역사에서 유례없는 일이며 대부분은 지난 세기에 일어난 것이다. 화석 연료가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는 데 아무리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도 결국 이 게임에서 인류가 가장 참혹한 패배를 맛볼 것이다. 
_〈7. 마지막 얼음: 코르디예라 블랑카〉에서


[목차]
여는말: 시린 첫 만남 

제1부 얼음의 냄새
1. 감춰진 세계를 엿보다_스위스 알프스산맥 
2. 곰들, 곰들의 세상_스발바르 제도

제2부 거대한 빙상
3. 심층의 배수: 그린란드
4. 극한에서의 삶: 남극 대륙 

제3부 빙하의 그림자 속에서
5. 글로프를 주의하라!: 파타고니아 
6. 말라가는 흰 강들: 인도 히말라야 
7. 마지막 얼음: 코르디예라 블랑카 

맺는말: 갈림길
감사의 말 
빙하 관련 용어 해설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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