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든 이별을 뜨겁게 끌어안는 성장 로맨스
이별에 보내는 편지
[책 소개]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의 모든 이별을 뜨겁게 끌어안는 성장 로맨스
★2018-2019 플로리다 청소년 북리스트 선정★
★2018 리타상 영어덜트 로맨스 후보작★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 브리지드 케머러의 장편소설 『이별에 보내는 편지』가 창비청소년문학 116권으로 출간되었다. 소설은 뺑소니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줄리엣과 아버지의 음주운전으로 동생을 잃고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디클랜이 익명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사람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그리움과 죄책감을 토로하고 서로의 아픔을 쓰다듬으면서, 다시 삶을 이끌어 나갈 따듯한 용기를 나누어 가지며 함께 성장한다. 한편 현실에서는 정체를 모르는 두 사람이 오해로 인해 학교에서 마주칠 때마다 앙숙처럼 으르렁대면서도 서로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는 장면들은 성장 로맨스만이 줄 수 있는 영어덜트 소설 특유의 재미와 설렘을 선사한다.
“지금 너를 찾아내 얘기해 주고 싶어
그건 네 잘못이 아니라고“
끔찍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줄리엣과 디클랜은 슬픔에 빠질 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가족과 소통이 단절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잃고 만다. 줄리엣은 아버지가 충분히 어머니를 애도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고, 유명 사진작가였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아프게 떠올라 깊은 애정을 지녀왔던 사진에도 더 이상 열정을 지니지 못한다. 동생의 죽음, 아버지의 수감으로 방황하던 디클랜은 충동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다 아버지의 차를 파손하는 사고를 낸다. 이후 사회봉사 활동을 이수하며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채로 살아간다. 새아버지와는 매일 같이 다투고, 어머니를 걱정하지만 터놓고 진심을 나누기는 어렵기만 하다.
또한 두 사람은 모두 가족을 잃은 슬픔에 더해 큰 죄책감으로 인해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줄리엣은 자신이 어머니에게 일찍 집에 와달라고 재촉을 해서, 디클랜은 자신이 술에 취한 아버지 대신 운전을 하지 않아서 가족을 잃었다고 자책하며 괴로워한다.
내가 무서워했던 건 엄마의 상심이었어. 내가 느끼는 상심보다 너무 커서 나를 잡아먹을까 봐 겁이 나더라. 아빠는 교도소에 갇히고 동생은 죽고 엄마는 자기만의 고통의 감옥에 갇히고.
그게 전부 나 때문이었어.
엄마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를까 봐 무서웠어.
엄마를 잃게 될까 봐 무서웠어.
― 본문 105면
줄리엣과 디클랜이 이러한 고통과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망각이나 회피가 아니라 이해에서 시작한다. 『이별에 보내는 편지』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한 사람, 나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한 사람에서부터 삶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너도 나를 이해하는 것 같고.”라는 줄리엣의 말로 인해 디클랜은 위로를 받는 것을 넘어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줄리엣 또한 이러한 이해로부터 자신을 이해하고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오해와 엇갈림 속에서 생겨나는 사랑과 성장
『이별에 보내는 편지』는 두 청소년이 각자가 지닌 상실에 대한 공감을 시작으로 사랑을 이루게 되는 과정을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줄리엣과 디클랜이 현실에서는 오해가 쌓이면서 서로에 대한 애증이 커지고, 익명의 편지를 통해서는 깊은 우정과 사랑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의 구조는 독자의 마음을 걱정과 기대로 시종 흔들어놓는다. 운동회와 졸업 무도회를 무대로 해 이리저리 얽히는 두 사람의 마음은 성장 로맨스만이 줄 수 있는 산뜻한 두근거림일 것이다.
줄리엣이 나를 앞으로 당긴 이유는 오직 할 말이 있어서다. 내 뺨에 닿는 그녀의 숨결은 달콤하고 완벽하다.
“우리 생각이 틀렸어.” 줄리엣이 말한다. “네 길은 네가 만드는 거야.”
- 본문 419면
작품이 그려내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자기 자신과 이루는 성숙한 화해는 독자에게 따스한 힘을 건넨다. 『이별에 보내는 편지』는 이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고통을 외면하고 기억을 잊는 것이 아니라 이별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이별의 고통을 겪고 다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내 곁에 있는 기쁨과 사랑, 그리고 사람들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따듯하게 이야기하는 그 마음이 마치 다정한 편지처럼 느껴진다.
[현지 서평]
이 책은 청소년 독자뿐만 아니라 감동적인 로맨스 소설을 찾는 독자, 사실적인 이야기를 원하는 독자에게도 특별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VOYA 매거진
몰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도록 구성된 훌륭한 설정. 로맨스 소설의 팬들은 매우 큰 만족과 깊은 감명을 전해주는 이 책을 읽기 위해 밤을 새우게 될 것이다. 북리스트
독자들은 디클랜이 온라인에서 그렇듯이 현실 속에서도 줄리엣의 마음을 얻게 되기를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스쿨 라이브러리 커넥션
[차례]
이별에 보내는 편지 … 009
감사의 말 … 454
[저자 소개]
브리지드 케머러 Brigid Kemmerer
미국의 영어덜트 소설 작가. 남편과 아들, 개와 고양이와 함께 볼티모어에서 살고 있다. 열두 편이 넘는 영어덜트 소설을 썼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로 선정됐다. 『이별에 보내는 편지』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그의 작품이다.
옮긴이 이은선
연세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을, 같은 학교 국제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공부했다. 편집자, 저작권 담당자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몬스터』 『보트 위의 파수꾼』 『넌 네가 누구라고 생각해?』 『장거리 주자의 고독』 등이 있다.
[줄거리]
어머니와의 이별로 슬픔에 잠겨 있는 줄리엣. 어머니의 무덤가에 편지를 놓아두는 것만이 줄리엣이 이별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어두운 과거와 이별하려 애쓰는 디클랜은 우연히 줄리엣의 편지를 읽고 답장을 보내게 된다. 두 사람은 익명의 편지를 이어가며 상실의 아픔을 나누고 함께 성장해나간다. 하지만 현실에서 두 사람은 앙숙으로 학교에서 마주칠 때마다 오해만 쌓여간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편지와 엮이면서 줄리엣과 디클랜은 이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진실을 발견하기에 이르는데…….
[책 속으로]
이게 로맨틱 코미디였다면 지금이 ‘남녀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순간일 것이다. 남자아이는 영화배우처럼 섹시한 발군의 쿼터백이고 전교 1등일 것이다. (···) 그는 나를 교실까지 바래다주고는 학교 댄스파티 때 자기 파트너가 되어 달라고 할 것이다.
현실에서 그 아이는 디클랜 머피고 사실상 으르렁거리고 있다. 디클랜도 셔츠와 재킷에 커피를 뒤집어쓰는 바람에 가슴에 들러붙은 셔츠를 떼어 내고 있다.
― 본문 27면
바로 그 순간 디클랜의 얼굴을 찍은 사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지금 그늘진 복도를 걸어가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라도. 창문 앞을 지날 때마다 햇살이 그의 머리칼을 비춰 금빛으로 물들이지만 넓은 어깨와 짙은 색 청바지에는 그림자가 매달려 떠날 줄 모른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로 카메라를 건드리고 싶었던 적이 없는데 갑자기 지금 내 손에 카메라가 쥐어져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손가락이 근질거린다.
― 본문 30-31면
진짜 비밀은 뭔가 하면 가끔 아빠가 보고 싶다는 거야. 너한테조차 고백하려니 기분이 이상하다. 심지어 절친한테도 하지 않은 얘기거든. 아빠를 미워하면 문제가 간단할 텐데 미워지질 않아.
아빠가 그리워. 여동생을 그리워하는 거랑은 다르게. 그거랑은 절대 같을 수가 없겠지. (···) 가끔 사람들이 말하길 가족을 잃는 건 팔이나 다리를 잃는 것과 같다고 하잖아? 동생이 죽었을 때 나는 내 절반을 잃은 거나 다름없었어. 나는 동생이 보고 싶지만 그 아이를 절대 되살릴 수 없다는 건 알아. 과거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는 건.
― 본문 68면
죄책감이 내 심장을 강타한다. 그 충격으로 내가 함몰되는 것이 느껴진다.
엄마한테 뭐라고 해야 할까? 미안해요, 엄마. 내가 남자애한테 정신이 팔렸어요.
크리스틴이 계단을 내려오고 심장을 누르던 중압감이 뚝 하고 끊긴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눈물이 흐르지 않게 눈을 깜빡이며 잠깐 고개를 돌린다. (···) 정신 차려야 한다. 사람들이 나를 피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누가 마실 것 좀 주겠다는데 공황 발작을 일으키다니.
“괜찮아.” 디클랜이 내 옆으로 다가와 현관에서 그랬던 것처럼 조용하고 부드럽게 중얼거린다. 줄곧 빡빡하게 굴던 아이가 그렇게 부드럽게 나오니 나는 놀라서 눈을 깜빡이며 그를 올려다본다
― 본문 282-283면
“아니. 복잡하지 않아. 내가 보기에 그건 범죄였고 너희 어머니에게는 아버지만큼 책임이 있어.” (···) 너희 어머니는 네가 그런 죄책감을 짊어지고 다니도록 방치하고 있어. 내가 보기에 너희 어머니가 왜 너희 아버지 면회를 가지 않는지 알아? 자신의 책임을 직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야. 내가 보기에 너희 어머니는 너랑 같이 잔디를 깎아야 해.” 그는 말을 하다 말고 스페인어로 욕을 한다.
나는 한 차로로 계속 달리지만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지금까지 나를 그런 식으로 옹호한 사람은 없었다. 한 명도. 나를 제어하는 사람들만 있었지, 나를 변호하러 나선 사람은 없었다.
― 본문 345-34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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