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대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
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
[책 소개]
서울대 과학학과 홍성욱 교수 강력 추천!
급격하게 다가온 기후 위기의 시대,
과학적 분석보다 철학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2022년 10월 14일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걸려 있는 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가 토마토 수프로 뒤덮였다. 범인은 환경단체 ‘저스트스톱오일’의 활동가 두 명으로 그들은 “예술이 생명, 식량, 정의보다 소중한가. 그림을 지키는 것이 더 걱정인가, 아니면 우리 지구와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더 걱정인가”라고 말했다. 독일의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 또한 “왜 사람들은 세계 파괴보다 작품이 훼손되는 걸 두려워할까?”라며 기후위기와 화석연료 사용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 어떤 환경 시위보다 전 세계의 반응은 뜨거웠고 인터넷은 찬반 의견으로 들끓었다. 이들이 알리고자 하는 것은 다가올 기후변화의 공포다. 이미 기후변화는 인간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진행되었고 인간은 발전을 포기하고 기후를 되돌릴 생각이 없다. 인간의 미래는 결국 한곳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 문명의 종말. 지금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기후변화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한 노력? 기후변화에 신경 쓰지 않고 더 발전해나가기? 아니면 절망에 빠져 우울해하기? 로이 스크랜턴은 이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철학이라고 말한다. 바로 죽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죽음은 지구에 살아가는 개인으로서의 죽음도 있지만 문명을 만든 인간으로서의 죽음을 포함한다. 우리는 기억과 역사와 철학을 남기고 죽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인류세를 살아가는 인류의 숙제다.
기후 위기의 시대,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
우리의 세계는 매일매일 변화하는 중이다. 급변하는 기온, 계절마다 찾아오는 이상 기후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농작물 수확, 물 공급, 더해서 삶의 공간까지 침범하고 있다. 인간에게서 비롯된 기후변화는 경제적 안정을 위협하고 정치적 분쟁을 일으키며 우리의 문명 자체를 위협한다. 이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이라크 참전용사이기도 한 저자 로이 스크랜턴은 급박한 기후변화의 문제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그는 독자들과 함께 이라크의 전쟁과 뉴욕의 환경 시위를 지나 길가메시와 호메로스의 시대를 넘나들며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호모 사피엔스에서 시작한 인류는 시간의 기억이며 세포의 발견이다. 이제 우리는 그 원류를 이해하고 기억하고 확장시키며 문명의 종말을 맞이해야 한다. 그것이 기후 위기의 시대에서 인간이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인류세의 시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
‘인류세’는 2000년에 처음 제안한 용어로 새로운 지질시대의 개념이다. 인간의 발전에 따라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지구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그와 맞서 싸우게 된 시대를 뜻한다. 즉, 인간이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인류세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환경의 파괴다. 우리가 쓰는 탄소는 지구의 온도를 올리고, 빙하를 녹이고, 그 영향으로 기후 위기가 발생하고 서서히 사람들은 살 공간을 잃는다. 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기후 위기는 한순간의 멸망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질병이라고 말한다. 약자부터 서서히 죽음에 가까워지는 고통스러운 병이다. 저자 로이 스크랜턴은 인류세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죽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죽는 법을 배움으로써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과 접속되고 두려움 없이 우리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는 막연하고 긍정적인 낙관론도, 결국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아니다. 인간의 역사를 읽고 고민과 질문을 거듭한 하나의 답이다. 그렇기에 인류세에서 사는 법을 알고 싶다면, 죽는 법을 배워야 한다.
[추천사]
“정치인과 지식인 모두가 기후 위기를 심각하다고 부르짖지만, 뒤돌아서는 평소대로 먹고, 마시고, 여행하고, 소비한다. 로이 스크랜턴은 우리가 기후 위기를 해결하고 문명과 인류를 이어갈 확률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드러낸다. 혁신이 이어지고 경제가 성장해도 미래는 암울하다. 아니, 더 암울한데,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전 지구적인 기후 위기는 바로 이런 자본주의적 혁신과 성장에서 오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전망도 과장되어 있다. 우리는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해 삶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품위 있게 살아야 하는데, 그 길은 죽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애착이 가는 것, 사랑하는 존재, 확실한 미래, 자아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구원과 희망마저 포기해야 한다. 죽음 직전에 주변을 정리하듯, 우리는 지금 살아서 버려야 한다. 인류세 시대에 제대로 죽는 법을 배우는 게, 우리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_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로이 스크랜턴은 기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보기 드물게 정직한 태도로 설명하면서 우리 앞에 놓인 험난한 미래에 가능한 한 품위 있게 대처하도록 우리를 도와줄 재창조된 휴머니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나는 사회운동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당히 경감시킬 수 있으리라는 결론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이 책은 세련된 작가이자 독창적 사상가인 저자의 현명하고도 중대한 도전이다.”
_ 나오미 클라인, 저널리스트, 환경운동가, 『노로는 충분하지 않다』 저자
“이 책에서 로이 스크랜턴은 자신이 이라크에서 겪은 경험을 끌어들이며 기후변화의 암울한 실상과 대결한다. 그 결과 강력한 문제작이 등장했다.”
_ 엘리자베스 콜버트, 2015년 퓰리처상 수상자, 『여섯 번째 대멸종』 저자
“로이 스크랜턴은 인류세를 향한 포효를 글에 담았다. 이 책은 열정, 섬광, 과학, 지혜로 가득하다. 지금까지 이 주제에 관해 쓴 책 중 가장 핵심을 찌르는 책이다.”
_ 데일 제이미슨, 뉴욕대학교 철학 교수, 『암흑 시대의 이성』 저자
[목차]
추천사
들어가는 글 | 귀향
1 인간적 생태학
2 사악한 문제
3 탄소 정치
4 투쟁의 강박
5 새로운 깨달음
마무리하는 글 | 다시, 귀향
감사의 말
참고 문헌
[본문 발췌]
인간의 마음은 원래 자신의 종말이라는 생각에 저항한다. 마찬가지로 문명의 역사도 재앙을 향해 맹목적으로 행진해왔다. 인간들은 내일도 오늘과 비슷할 것이라고 믿도록 생겨 먹었기 때문이다. 이런 삶의 방식, 이런 현재의 순간, 이런 사물의 질서가 불변적이고 영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영원히 지금처럼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주는 행위를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다. 석유를 태우고, 바다를 오염시키고, 다른 생물종을 절멸시키고, 대기 중으로 탄소를 배출하고, 불길함을 예고하는 우리의 탄광 카나리아들의 침묵을 무시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상상극장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기계적 트윗에 ‘좋아요’를 눌러댄다.
_ 28p
그리고 세계의 모든 국가가 전 지구적 탈탄소화에 동의한다고 해도 실제로 지구적 탈탄소화를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몇몇 나라는 실제로 탄소 사용을 줄일 수 있을 만큼 엄격한 탄소세를 시행해왔지만,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강제 시행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누가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가 석탄과 석유를 사용하는 데 더 많은 돈을 내게 만들 것인가?
_72p
죽음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처음 세상에 나와 빛 속에서 눈을 깜빡이고 울던 순간부터 우리는 무덤을 향해 흔들림 없는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우리는 태동의 축복을 받지만 언젠가는 썩어가도록 정해져 있는 물질적 신체를 가진 유한한 존재다. 그러니 이런 의미에서는 우리는 죽어가는 것에 대해 배울 것이 전혀 없다. 그것은 우리가 인생에서 절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죽어가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지만, 또한 잘하기 가장 힘든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죽음을 회피하고 외면하고 죽음에서 도망치거나 죽음에 맞서 싸운다.
-151p
[저자 소개]
지은이 로이 스크랜턴Roy Scranton
오레곤에서 자라 사회연구 뉴스쿨 대학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롤링 스톤 Rolling Stone」 「뉴욕 타임즈 New York Times」 「LIT」 「보스톤 리뷰 Boston Review」 「프레리 슈너Prairie Schooner」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Los Angeles Review of Books」 「컨템퍼러리 리터러처Contemporary Literature」 등에 기사, 에세이, 소설 등을 기고해왔고 『Fire and Forget: Short Stories from the Long War(Da Capo, 2013)』의 편집에도 참여했다.
옮긴이 안규남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체험 연구』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를 공역했고, 『칼 마르크스』 『간디 평전』 『민주주의의 불만』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위기의 국가』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 『인간의 조건』 『평등은 없다』 등을 번역했으며, 『철학 대사전』 편찬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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